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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의 도서관] 23. 천일야화 : 그래 원래 알라딘 이야기는 이랬어. 본문
보르헤스가 뽑은 23번째 책은 앙투안 갈랑이 번역한 "천일야화"다. 이 중에서 "알라딘의 이야기 혹은 놀라운 램프"가 담겨져 있다. 보르헤스가 말하길 드퀸시가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했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는 사실 원전에는 없다고 한다. 그가 추측하기에는 갈랑의 훌륭한 창작품이라고 했다.
앙투안 갈랑은 1646년 프랑스 태생으로, 1670년 루이 14세의 대사 비서관이 되어 콘스탄티노플에 가서 터키어와 아랍어를 익혔고, 천일야화 아랍어본 등을 프랑스로 돌아올 때 함께 가지고 왔다고 한다. 이후 그의 판본 12권이 1704년부터 1717년까지 나왔다. 그가 해석한 이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알려져 우리가 아는 그 천일야화(흔히 알기로 아라비안 나이트)를 읽게 되었다.
천일야화에 대한 역사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지 않아 찾아봤다.
https://namu.wiki/w/%EC%95%84%EB%9D%BC%EB%B9%84%EC%95%88%20%EB%82%98%EC%9D%B4%ED%8A%B8
사산 왕조의 술탄 샤 리아르는 매일 밤 처녀와 성교한 뒤 다음날 목을 자른다. 이를 3년간이나 지속했는데, 대신의 딸인 세라자드가 자진하여 왕의 침실에 들어간 뒤 매일 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줘 왕이 자신을 죽이지 못하도록 1001일을 버텨냈다. 결국 술탄과 세라자드는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
92년에 나온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재밌게 봤고, 최근 실사영화로도 나온 알라딘을 봤기에 원 내용의 알라딘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읽고나서 확연해진 사실은 영화화된 알라딘은 원작에 기초하나 이야기 구성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알라딘은 고아가 아니었으며, 램프의 정령은 소원을 3번만 들어주는 한계를 지니고 있지 않았다. 미천한 신분으로 살아오던 알라딘은 램프의 정령을 통해 몇년에 걸쳐 신분의 상승을 꾀했고, 우연한 기회로 공주를 만나게 되어 짝사랑에 빠진 것이었다. 알라딘을 램프가 있는 곳으로 데려간 자는 아프리카에서 온 마법사였으며, 그가 알라딘을 선택한 이유는 램프가 숨겨져 있는 동굴 속으로 본인이 들어갈 수 없어 알라딘을 이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마법사는 죽은 줄 알았던 알라딘이 램프를 이용해 잘 살고 있다는 사실에 분개해 알라딘이 성을 비웠을 때를 이용해 램프를 탈취해 내는데 성공한다. 모든 것이 완벽한 성에 헌 램프는 안어울리니 새 램프로 교환해주겠다며 떠들고 다니니 공주와 시녀가 솔깃해 바꿨다. 이후 비극이 시작되었지만 알라딘은 기지를 발휘해 마법사를 독살하고 행복을 되찾았다. 재밌는건 이 시련이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아프리카 마법사의 동생이 또다시 나타나 복수를 하려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는데 그는 공주에게 접근해 이 완벽한 성에 없는 것은 로크 새의 알이며 이것으로 우주의 신비로운 결정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공주는 이를 알라딘에게 말했고, 알라딘은 램프의 정령에게 이를 주문했다. 그러자 램프의 정령은 버럭 화를 내며 "내 주인님"을 가져오라 하는건 배은망덕한 말이나 네 생각으로 한 짓은 아니니 벌을 내리진 않을 것이고, 이런 주문을 한 자를 조심하라고 일렀다.
아프리카 마법사가 공주와 시녀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읽으며 백설공주에서 왕비가 지저분한 할머니로 변장해 공주에게 사과를 건네는 장면이 연상되었다. 그 과정과 방식이 동일하지 않았지만 접근의 은밀함이 비슷하달까. 왠지 모르게 떠올랐다.
판타지 소설이니 부연설명은 없다. 그렇다니 그런 것이다. 궁금하지만 인정하고 읽어내려갈 수 밖에 없는 것. 하지만 "로크 알"은 대체 무엇이고, 왜 그걸 램프의 정령은 주인님이라 하는지 궁금했다. 코끼리를 잡아먹을 정도로 크기가 엄청나게 큰 전설의 새...정도라 할 수 있겠다.
알라딘의 이 이야기를 어릴 적 한번이라도 읽었을 것이다. 그런데,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보고 난 이후 원래의 이야기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 재기발랄하고 세밀한 묘사는 18세기 이후로 여전히 읽히고 다른 작품으로 인용되는게 당연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