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2001년 개봉작
- 앱테크
- 스테픈 커리 파이널 MVP
- 쿠키런 킹덤
- 2019년 개봉작
- 63호
- 그래스호퍼
- 2020년대 영화
- 토스
- OTT
- 넷플릭스
- 넷플릭스 영화
- 2005년 개봉작
- 레그레이즈
- 싱어게인2
- 2022년 NBA final 파이널 6차전
- 유희열
- 2000년대 영화
- 카카오페이
- 왓챠
- 설거지하며 영화보기
- 2022년 영화
- 1990년대 영화
- 라디오천국
- 엑셀 excel
- 2018년 개봉작
- GRASSHOPPER
- 코로나
- 2010년대 영화
- 구글
- Today
- Total
It's not over until you win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 모순된 일상을 일깨워줄께. 본문
난 사실 디즈니랜드에 가본 적이 없다. 디즈니랜드는 LA와 도쿄 정도에 있다는 것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디즈니랜드가 플로리다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니의 시점으로 보는 세상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버릇없는 무니가 주인공이다. 무니는 사랑스럽고 호기심 많은 아이였다. 그녀는 예의를 배우지 못한 것일 뿐 순수한 아이 그 자체였다. 무니에게 예의를 찾아볼 수 없는 건 그녀에게 아무도 예의를 가르쳐 준 이가 없기 때문이다. 6~7살로 보이는데, 쉴새없이 하루종일 말하는 우리 막내 박죽이가 생각나서 보는 내내 안절부절 불편한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영화 초반 중년의 여성이 화를 내며 바로잡으려는 시도 외엔 그 누구도 잘못된 점을 굳이 알려주려 하지 않는다. 그게 미국사회가 가진 특징인가 싶었다. 들어가 간섭하고 싶었다. 영화는 간섭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가르치려 들지도 않는다.
아이들이 빈집에 들어가 놀다가 큰 불을 내고 도망갔다. 무니의 친구 스코티는 엄마에게 그 큰불의 범인이 자신이라는 걸 들킨다. 여느 때 같으면 높게 솟아오른 연기와 자주 볼 수 없는 소방차를 보겠다고 뛰어나가겠지만, 외려 그런건 관심없다는 듯 TV만 바라보고 있는 스코티는 엄마에게 석연찮은 단서를 제공한다. 결국 사실을 알게된 엄마는 스코티에게 거짓말은 안된다고 혼을 낸다. 그런데 무니의 엄마는 그 사실을 알지도 못하고, 그게 잘못이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콘도 매니저 바비(윌리엄 데포)도 말을 돌려 말하지만 직접 그건 아니라고 하진 않는다. 아동국에서 나오기까지 그 누구도 지적하지 않는다. 잘못된 행동, 예의없는 행동에 대해선 바로 잡아주는 누군가가 있어야 했다.
아이들은 순수하다. 순수 그 자체로, 우리가 형성해 놓은 이 사회의 굴레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다. 그 굴레의 합의 안으로 들어오려면 교육이 필요하고 그건 부모를 비롯한 주변인이 가르쳐줘야 한다. 그리고 해악한 부분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아이들은 범죄, 마약, 담배, 욕설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영화를 통해 감독이 꼬집어내는 건 바로 이 부분이다. 엄마는 무니를 너무 사랑했고,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을 전한다. 하지만, 저소득층으로 자라온 엄마도 어릴 때 그런 기본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엄마가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 표현을 무니는 옆에서 그대로 흡수해 똑같이 행동했다. 엄마는 처한 현실 내에서 무니에게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제대로 돈을 벌어본 경험도, 그럴 수 있게 알려주는 누군가도 없으니, 결국 절박한 곤경에 처했고 그 이후의 행동으로 엄마와 무니는 기관에 의해 법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누군가는 알려줘야 하는거 아냐? 라는 질문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무턱대고 가르쳐 줘야 해 라고 한다면 그건 고작 꼰대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시간을 두고 천천히 알려줘야 하나. 특별한 인연이 아니고선 누가 산사람만 붙잡고 그리 할까 싶다.
영화는 어떻게 해야 무니같은 아이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든다. 이 같은 상황을 개인이 해결할 수 없다. 이들을 위한 사회적인 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영화는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며 강력하게 자극한다. 다른 그 어떤 방식보다 효과적인 전달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영화의 제목은 중의적 표현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1967년 플로리다에 디즈니랜드가 건설에 착수할 때 붙은 프로젝트명이었고, 현재는 집 없는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의 명칭이기도 하다. 영화 중간에 보조금, 식료품 등을 제공하는 이들이 나오며, 무니는 이들에게 빵을 배급받는 장면이 있다. 무니가 살고 있는 곳은 디즈니랜드 근처 모텔로, 디즈니랜드가 인기가 높고 며칠에 걸쳐 봐야만 다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변에 수많은 모텔들이 지어졌는데, 서브프라임 이후 주변의 저소득층들은 집을 잃고 이곳을 임시 거처로 사용하다가 결국 장기투숙으로 겨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디즈니랜드는 가장 극적이고 화려한 곳인 반면, 그 주변은 가장 고립되고 소외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라는 건 너무나도 모순적이다.
무니의 엄마, 브리아 비나이테
현실에서 정말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 여겨지니 연기를 참 잘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본래 뉴욕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데, 감독의 캐스팅으로 연기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니야 너 그거 진짜 연기야?
브루클린 프린스가 연기한 무니. 그녀는 이 영화를 7살에 찍었다. 이 영화로 많은 영화제에서 아역연기상 및 신인 연기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