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때려 이슈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매년 화제가 될 만한 소식을 전하는 아카데미 시상식.

올해는 윌 스미스가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2년 전엔 기생충의 수상, 작년엔 배우 윤여정의 수상으로 좋은 의미의 화제가 되었지만 올해는 악재가 발생했다.

미국 시상식의 진행자는 보통 입담 좋은 코미디언들이 맡곤 한다. 그들은 이래도 되나 싶은 수위로 위트 있는 농담을 쉴 새 없이 던져댄다.

올해는 크리스 락이 진행하면서 그의 선을 넘나드는 농담이 사건을 불러일으켰다.

윌 스미스의 아내인 제이다는 탈모 증상이 있어 삭발을 했는데 크리스는 이를 노려,

“제이다, G.I. 제인 2를 기대할게요.”

라고 던졌다.

윌 스미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무대로 올라 크리스 락의 뺨을 갈겼다.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이 무대에서 윌 스미스는 돌발행동을 한 것이다.

사실 이 사건이 벌어졌을 때 크리스를 비난하고 제이다를 동정하며 윌 스미스를 옹호하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하지만 폭력은 그 어떠한 것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기치 아래 윌 스미스에게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그렇다고 크리스 락이 잘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는 사건의 단초를 제공했으며, 이전에도 시상식 사회자로서 비난받을 수밖에 없는 언행들을 떠들어대곤 했다. 미국의 인종차별을 힐난하는 농담을 하면서 오히려 아시아계 사람들에게 재미없게 일만 하는 회계사 프레임을 씌워 버리는 모순적인 차별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비록 농담이 과했지만 신사다운 행동을 하길 기대하는 미국인들은 모두 폭력을 행사한 윌 스미스를 비난하기 시작했고, 여론을 의식한 아카데미 측은 윌 스미스를 10년간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시상식이다 보니 좋은 화질로, 여러 각도에서, 디테일하게 촬영되어 온라인 상에서는 각종 짤로 활용되고 있다. 우연히 보게 된 어떤 복싱 게임은 이를 광고 소재로 활용해 사용하고 있다.

그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얼마 전 서점에서 윌 스미스의 자서전이 출간되어 진열되어 있던 걸 본 듯한데 판매량이 감소하겠구나 싶다.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는데 누가 누굴 걱정하랴.

별다른 구설 없이 승승장구해오던 윌 스미스는 자서전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정점으로 이제 내리막을 향하게 되는 걸까. 그의 자서전을 읽어보진 않았고 서평으로만 접해봤는데 내가 이렇게 잘났소 라기보다는 인생을 되돌아보는 참회록에 가깝다고 했다.

50세를 기점으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본 그는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 자신을 향한 이런 구설에 흔들리지 않고 여전히 도전하고 끈기 있게 살까 아니면, 그 행동을 후회하며 우울을 겪게 될까.

단시간에 대중을 설득하는 건 어려울 테고 몇 년 뒤 윌 스미스의 모습이 어떠할지 궁금해진다.

아카데미상? 오스카상?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볼 때마다 궁금했던 게 있어 이참에 찾아봤다. 우리는 보통 아카데미 시상식, 아카데미상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오스카상이라고 부른다. 정답부터 말하면 둘다 맞다.

The 2022 Oscars  = The 94th Academy Awards

하지만, 실질적인 공식명칭은 현재 오스카 시상식이라고 부르는게 맞다. 아카데미 측은 시상식을 젊은 이미지로 리브랜딩하기 위해 2013년 공식명칭을 'Oscars'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카데미의 홈페이지도 www.oscars.org이다.

https://en.as.com/en/2022/03/26/latest_news/1648249513_478048.html

Why are the Academy Awards called the Oscars? Origin, meaning and 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