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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연금술사 실사판 : 모두를 한곳에 우겨넣은 망작

캬옹몽몽이 2022. 9. 26. 19:20

그들은 성공한 애니메이션을 어떻게든 실사화시키고픈 열망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소설을 영화화 또는 드라마화 한다는건, 독자들이 가진 각자의 이미지를 형상화해 궁금증을 증폭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만화는 이미 그 이미지가 독자들에게 또렷이 박혀 있는 상황에서 이를 변주하기도 어렵고, 재구성하기도 어려울 따름이다. 그저, 애니메이션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잘해야 본전이다. 그럼에도 왜 계속 이런 시도가 일어나는 것일까.

#. 잘해야 본전인 실사 영화에 투자하는 이들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을까.

찾아보니 대부분 그러하듯 자본주의 관점에서 출발하는데, 저작권료가 굉장히 저렴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값싼 저작권료를 바탕으로 시작하니 큰 예산 없이도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데다 기존 만화의 팬층이 형성되어 있기에 대흥행 정도는 아니더라도 레퍼런스 쌓기에 적절한 정도의 흥행은 보장되는 것이다. 결국 공장에서 물건 찍듯 낮은 원가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보장받는 소재가 되는 것이다.

#. 강철의 연금술사는?

강철의 연금술사는 편당 20분으로 이뤄져 56화로 구성된 애니메이션이다. 어릴 때부터 연금술을 사용할 줄 알았던 에드와 동생 알은 병으로 죽어가는 엄마를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연금술을 사용하다 에드(에드워드)는 팔을, 동생 알(알폰소)은 몸 전체를 잃게 된다. 이 이야기는 자신의 몸을 되찾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현자의 돌을 찾는 형제의 여행기이다.

#. 실사화는 어떨까?

처음 나온 애니메이션은 만화의 스토리와 별개로 흘러갔지만 다시 나온 애니메이션은 만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그려낸다. 워낙 인기가 좋은 만화인데다 애니메이션의 작화가 훌륭해 극장판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기까지 했다.

하지만, 실사화된 영화는 이 기나긴 이야기를 한번에 응축시키기 위해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이미 알다는 전제를 두고 시작한다. 가장 큰 줄기의 이야기는 존재하지만 모든 스토리를 뒤섞어 놨기 때문에 만화나 애니를 보지 않은 사람은 따라가기 어려운 구성을 지니고 있다. 그나마 발전된 CG를 통한 액션신이 볼만 하지만, 애니에서 느꼈던 진한 박진감을 느끼기엔 역부족이다.

2017년에 첫 실사영화가 나와 흥행에 참패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 연속으로 두편을 내놨다. 흥행이 어려울 것이 분명했기에 국내에는 개봉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강철의 연금술사 팬이라면 가볍게 시간 보내며 욕을 시전하며 스트레스 풀기에 적절한 영화이다. (스트레스가 더 쌓일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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