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 : 남궁민 출연작으로 순위권 진입

남궁민의 드라마 선택은 탁월하다.

비록 전작 검은태양에서 한번 그 열기를 식혔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전작에서 불태우지 못한 만큼을 더 활활 태우려는 듯 그의 몸동작은 한껏 과감해졌다. 천원짜리 변호사의 인기가 높아지자, 그의 영화출연작 비정규직 특수요원의 인기도 함께 솟아올라 넷플릭스 영화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 포스터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강예원, 한채아를 주목하며, 그 밖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홍보가 없었다. 그래서, 남궁민이 빌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이 영화를 홍보하는 포스터를 다시 만들며, 남궁민을 한가운데에 자리잡게 하면서, 영화는 마치 남궁님이 주연인 영화로 착각하게 한다. 2017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스토리와 연출이 최악이라 시간들여 볼 이유가 없지만, '천원짜리 변호사'로 캐릭터를 구축한 남궁민이 어떤 역할로 어떤 연기를 보여주는지가 궁금해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특별한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코미디 장르로 접근을 시도했지만 웃음코드가 밋밋하고, 진지한 쪽으로 흘러가려해도 딱히 집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남궁민의 드라마 선택은 탁월해도, 영화를 선택하는 선구안은 아직 그에 비할 바가 못되는 것 같다. 그에게 전달되는 시나리오가 탐탁치 않을 수도 있겠지만, 드라마로 연기대상까지 수상하는 이에게 영화 쪽에서는 아직 그의 쓰임새를 잘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일한 화면에 비춰지는 연기이지만, 드라마와 영화가 제작되는 방식이 다르고, 배우들의 연기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는 항상 기대하게 만드는 황정민이 드라마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가져가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물론 이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수리남'은 드라마로서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이 드라마는 호흡이 긴 영화라고 보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 남궁민은 악당의 대장 역할이었지만 인상에 남을 만한 모습을 보이기 어려웠다. 주인공의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단시간내에 강렬하게 이미지를 보여야 하는데 이 빌런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조차 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리 연기로 묻어보려고 해도 개연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영화를 보라는 추천은 못하겠지만, 그만큼 현재 남궁민의 인기, 드라마의 인기가 높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점은 알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