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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타르크 영웅전 : 테미스토클레스

캬옹몽몽이 2023. 1. 4. 21:58

발도르프학교에서는 5학년까지 그리스 신화에 대해 배운 이후에는 그리스 역사에 대해 배우기 시작한다. 방학숙제로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읽어야 해 초등학생이 읽을만한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서점에서 뒤적거려 봤다.

플루타르크 영웅전은 A.D. 115~125년경에 플루타르코스가 쓴 책으로, 그리스, 로마의 영웅들 50명의 전기를 다룬다. 하지만, 아이들이 읽기에는 너무 방대한 내용이라 맛만 보는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주요한 인물 7 ~ 10명 정도를 다룬다. 

책마다 다루거나 다루지 않는 인물들이 있지만, 테미스토클레스는 대부분 다루고 있다. 생전 없던 관심이 갑자기 생겨 읽어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서 어렵지 않게 금방 읽을 수 있으니 더 그랬던 것 같다. 

읽은 김에 테미스토클레스에 대해 간략히 남겨두려고 한다.

#. 아테네의 정치가 탄생

아테네의 가난하고 천한 집안에서 태어난 테미스토클레스는 어릴 적부터 정치가가 되고 싶었다. 또한, 그의 야심과 야망은 무모할 정도로 컸다. 당시 아테네는 신분제도가 존재해 천한 신분은 정치에 참여할 수 없었지만, 클레이스테네스의 대개혁으로 모든 시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이 실행되어 정치계에 진출 할 수 있었다. 그의 평판은 점차 쌓여 34살의 나이에 집정관에 선출되었다.

#. 페르시아와의 전쟁

당시 강대국은 페르시아였다. 페르시아가 이오니아를 침략했을 때, 아테네가 군함을 빌려준 것이 빌미가 되어 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 1세는 그리스를 침략했다. 군사력을 비교하면 절대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지만, 아테네의 지휘관 밀티아데스 장군은 마라톤 해안에 상륙한 페르시아 군을 우리니아 골짜기로 유인해 전멸시켰다. 승리한 밀티아데스 장군은 전령 페이디피데스에게 승전보를 전하게 했다. 페이디피데스는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까지 42km를 쉬지 않고 달려 승전보를 남기고 죽었다. 이것이 마라톤의 기원이다. 

#. 권력의 정점에 서다

밀티아데스가 죽자 테미스토클레스와 아리스테이데스는 최고 권력자로서의 선택을 받아야 했다. 둘은 모든게 상반되었는데, 테미스토클레스는 평민 출신이며 지혜와 지략이 뛰어난 야심가로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인데 반해, 아리스테이데스는 귀족 출신으로 온화하며, 명예를 존중했다. 둘은 친구였지만, 테미스토클레스는 페르시아의 침략을 대비해야 아테네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는 목적으로 아리스테이데스를 국외로 추방했다. 

#. 테르모필레 전투 / 살라미스 해전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이 죽고 아들 크세르크스가 뒤를 이었다. 그 또한 전쟁을 준비했다. 그리스의 국가들은 스파르타에 모여 동맹 회의를 개최했다. 그리스 연합군의 지휘권은 스파르타에게 돌아갔고,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는 300명의 정예군을 이끌고 테르모필레에서 기다렸다. 그 곳은 한 쪽은 바다, 한 쪽은 절벽으로, 숫자적으로 열세인 스파르타에겐 천연 요새같은 곳이었다. 이 전투는 우리가 영화 '300'으로 익히 알고 있는 그것이다. 

한편 테미스토클레스는 바다에서 페르시아의 1,200척에 대항하는 그리스 연합군 280척을 좁은 해협에서 싸우도록 해 큰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테르모필레에서 밀리자 아테네의 국민들은 모두 살라미스로 피난길에 올랐다. 그리스의 다른 연합국들은 후퇴를 주장했지만, 테미스토클레스는 슬며시 소문을 흘려 페르시아 군이 살라미스 섬을 봉쇄하게 했다. 도망갈 곳이 없자 그리스 연합군은 모두 싸웠고, 이를 이겨냈다. 

#. 영웅의 몰락

페르시아를 물리친 테미스토클레스는 그리스의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교만해진 그를 이제는 모두가 끌어내리고 싶어했다. 평판은 날로 나빠져 결국 투표를 통해 추방되고 말았다. 게다가 모함까지 당해 결국 적국인 페르시아까지 가게 되었다. 큰 아량을 베푼 페르시아의 왕은 그를 받아주었다. 하지만, 이후 아테네의 지원을 받은 이집트가 반란을 일으키자, 페르시아 왕은 아테네를 공격하기로 했고, 테미스토클레스에게 공격의 선봉에 서길 원했다. 은혜를 베풀어준 페르시아의 왕을 배신할 수도 없고, 조국을 배반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하자 테미스토클레스는 결국 독약을 먹고 자살했다.

2000년 전에도 이런 인생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더구나 너무나도 극적이다. 정치가의 야심이 그를 정점에 이르게 했고, 그 야심이 또한 그를 몰락시켰다. 또한, 그의 삶은 가장 모순적인 순간에 끝났다. 그 중 어느 하나를 선택했다면 역사는 달라졌을까. 그의 삶을 돌아보면 절대 그 선택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읽는 책으로 테미스토클레스를 알게 되었지만, 이 사람의 인생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인생을 다루는 글이니 호흡이 길겠지만, 시간내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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