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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개암 껍데기 속에 갇힌 죽음 : 죽음의 의미를 배우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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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개암 껍데기 속에 갇힌 죽음 : 죽음의 의미를 배우다

캬옹몽몽이 2023. 1. 5. 16:18

 

글 에릭 매던 / 그림 폴 헤스 / 옮김 부희령 / 출판사 한국헤밍웨이

#. 줄거리

옛날 옛날에 잭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엄마는 몸이 아팠고, 곧 저승사자가 찾아올 것 같다고 했다. 잭은 아픈 엄마를 걱정하며 바닷가를 걷고 있었는데, 큰 낫을 들고 있는 창백한 할아버지를 마주쳤다. 잭은 그가 저승사자라는 것을 눈치채고 낫을 빼앗고 싸웠다. 싸울 때마다 저승사자가 점점 작아지자, 잭은 그를 빈 개암 껍데기 안에 가두고 바다 멀리 던져버렸다.

엄마는 씻은 듯이 나았다. 하지만, 모두가 죽지 않게 되었다. 엄마가 저녁준비를 하려고 달걀을 깨려해도 깨지지 않았고, 닭을 잡으려 목을 비틀어도 죽지 않았다. 채소를 썰려고 해도 썰어지지 않았고, 푸줏간에 고기를 사러 갔지만 황소를 잡을 수 없어 고기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와야만 했다. 잭은 이 모든 일들이 자신 때문에 일어난 사실을 깨닫고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는 이렇게 답했다.

"죽음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거란다. 어서 가서 그 개암 껍데기를 찾아오너라!"

며칠을 찾아헤맨 끝에 던져버렸던 개암 껍데기를 찾아 저승사자를 꺼내줬다. 저승사자의 낫은 잭이 이미 잘 고쳐놓아 보관하고 있었다. 저승사자는 나를 꺼내주고 낫도 고쳐주었으니 한동안 엄마는 데려가지 않겠다고 했다. 잭의 엄마는 나이가 지긋할 때까지 오래 살았다. 저승사자가 다시 찾아왔을 때 잭은 그를 막지 않았다. 이제는 죽음없이는 삶도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 죽는게 뭐에요?

세상을 호기심 있게 바라보던 아이들은 어느새 궁금한 모든 것을 묻기 시작한다. 이건 뭐에요? 저건 뭐에요? 라며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 묻다가 이제는 추상적인 것들을 묻기 시작한다. 죽는게 뭐에요? 흔히들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어른들은 이렇게 답한다. 하늘나라로 가는거야. 나이가 들면 하늘나라로 올라가 거기에서 살게 돼. 아이들은 상상을 하며 적극적으로 더 많은 질문을 한다. 

이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죽음'의 의미를 어느정도는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죽는다는 건 삶의 일부분이고 죽음이 있어야만 삶도 있다는 사실을 재밌는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있다. 아이가 죽음에 대해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긴 어렵다. 그건 어른도 쉽게 가지지 못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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