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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읽어보기] 인플루엔셜 : 오디오북 서비스 윌라를 만드는 회사

캬옹몽몽이 2023. 2. 24. 07:06

오디오북 서비스 윌라를 만드는 회사, 인플루엔셜의 재무제표를 내 관점에서 읽어보려고 한다.

인플루엔셜은 2008년에 설립되어 출판과 강연 위주의 사업을 하다, 2018년 전격적으로 오디오북 사업을 시작하며 '윌라'를 런칭했다. 윌라 이전에도 이 회사는 엄청난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로 급부상했다. 윌라에 대해서는 시작 초기부터 관심이 있었다. 책을 읽고는 싶은데 막상 시간 내서 읽지는 않는 이 게으름을 오디오북이 어느 정도 해소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고, 해외에서는 이 오디오북 시장이 이미 성숙한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판이 열리지 않은 미성숙한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이 시장이 예전부터 활성화된 이유는 넓은 땅에서 기인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미국에서는 자가차량이 필수요소로, 차가 없으면 기본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CD 이전 시절부터 강연이나, 책이 Tape로 상품화되어 나온 건 지루한 차량 이동시간에 책을 읽고자 하는 수요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버스, 지하철 등 공공교통시설이 잘 발달되고, 상대적으로 이동시간이 짧은 우리에게는 그간 즐길 거리가 많았다. 지하철을 타면 신문을 보는 사람들이 많았고, 스포츠신문 등을 통한 가십거리를 접하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한 후부터 사람들은 모두 네모난 기계 앞에서 지루함을 해소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눈으로 즐길거리가 많은 세상이지만, 책을 통해 얻는 지식의 본질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따라서, 단순한 흥미가 아닌 뭔가를 얻고 싶은 사람들의 수요가 점차 오디오북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현재 오디오북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윌라를 비롯해, 밀리의 서재, 리디, 네이버 오디오클립, YES24 등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각각 다른 강점을 표방하며 경쟁하고 있다. 

서론은 이제 각설하고, 인플루엔셜의 재무제표를 살펴보자. 아직 2023년 4월이 되지 않아 2022년말 기준 재무제표를 볼 수 없으니, 다음의 내용은 모두 2021년말 기준이다. 금액을 말할 때에는 대략적인 숫자로, 주로 억단위로 말하고자 한다.

재무상태표를 살펴보자.

자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단기금융상품 140억이다. 전기와 비교하면,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 250억 늘었고, 주석을 참고하면, 한해에 투자 250억을 받아 그중 140억이 남아 이를 단기금융상품에 담았으며, 연말 시재로 19억 정도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250억의 투자금 소진이 몇년 계획으로 이뤄졌는지 모르지만, 보통 3년이라면 계획에 맞게, 또는 그보다 좀 더 사용했다고 추측해본다.

매출채권은 20억 정도로 크지 않고, 대손충당금도 크게 설정되어 있지 않아, 건전한 채권관리 상태를 알 수 있다.

크게 선급금 20억이 있는데, 이는 출판물의 인세나, 오디오북 제작으로 선지급된, 향후 비용화 될 금액으로 보인다.

재고자산은 도서상품 6억으로 대부분 창고에 보유한 발행도서들일 것이다.

시설장치는 전기대비 10억 늘었는데, 이는 오디오북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 등의 투자라고 해석해본다.

무형자산 중 개발비는 35억인데, 전기 47억이니, 12억씩 상각으로, 2019년 윌라 앱 등을 60억 들여 만들어 현재 12억씩 5년간 상각하는 흐름이지 않을까 싶다. 2021년말 감사보고서 이전은 공시된 내용이 없어 알 수 없지만 대략 추측해 본다.

현재 16년 된 회사로, 자산구성만 보면, 오로지 현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지금껏 그럴만한 규모가 아니었겠지만, 투자유가증권이나, 토지, 건물 내용이 없는 걸로 봐선 현 사업의 확장성만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채 항목에서는 차입금 10억이 있었다가 투자유치를 통한 전액상환이 있었다는 점 외에 크게 주목할 사항이 없다. 

자본은 자산에서 언급한 것처럼 250억의 투자를 받았다는 게 가장 크며, 미처리결손금이 239억에 달한다는 점이다. 전기대비 120억이 늘었는데, 모두 당기순손실에 의한 것이다. 윌라는 현재 오디오북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 수익을 확연히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구독 서비스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회사가 이런 환경을 가지고 있다. 분명 매력적이고 주목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 서비스를 단돈 만원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오디오북을 제작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종이로 출판되는 책의 저작권 확보, 성우 구성, 녹음 스튜디오 및 편집, 마스터링이 필요할 텐데, 여기에 들인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은데 반해 소비자는 이를 개별적 선택에 따른 구매가 아닌 일괄구매로 이뤄지기 때문에 현시점에선 매출보다 원가가 더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이렇게 제작된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쌓이면 원가 없이도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가 될 수 있겠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항상 새롭고 참신한 것들을 찾기 때문에 잊히지 않고, 주목받기 위해 계속 새로운 오디오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BEP가 되는 구조를 찾기가 어렵다. 구독자가 확연히 늘어나면 다 해결될 문제이지만, 아직 커지지 않은 시장에서 경쟁자들과 싸워나가야 하는 구조라 쉽지 않다.

손익계산서를 보면, 윌라의 매출이 104억인데, 원가는 114억 인 것을 보면 대략 알 수 있지 않을까. 현재는 그 손해를 출판매출이 어느 정도 상쇄해주고 있는 실정이나, 판관비에 153억이 들어가니 아직 갈길이 멀다. 판관비 대부분을 광고선전비가 선점하고 있다. 125억이라니. 아마도, 배우 김혜수를 앞세운 공격적 마케팅 때문일 것이다. 비록 비용이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봐야겠지. 투자를 받은 이유는 시장선점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 활동이 대표적일 것이다. 단시간 내에 주목받으려면 이것만 한 게 어딨겠는가.

주석에서는 RCPS 발행 외 특이한 점은 없었다.

인플루엔셜은 RCPS(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서 투자유치를 진행했다. IFRS에서는 부채로 인식되나(이것도 현재는 논란중이지만...) 일반기업회계기준 상에서는 자본으로 인식하고 있어, 투자금 전액을 우선주 발행에 따른 자본으로 인식했다.

지금까지 간단하게 대략적으로 인플루엔셜의 재무제표를 살펴봤다. 

인플루엔셜은 확장성 있게 성장할 수 있는 기대를 가질 수 있는 회사이다. 강연으로 시작해 출판으로 확장하고, 모바일 시대의 변화에 움직여 오디오북 시장도 선도적으로 열어가고 있다. 서비스 시작 4년 만에 누적 사용자 170만 명을 넘기고, 누적 투자유치금액이 460억에 달하는 건 오디오북의 본질에 잘 접근하고 나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비록 현재는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더 나은 서비스를 통한 구독자 확보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앞으로도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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