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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건 알아야지/주목받아야 마땅한

[Best Practice] 야놀자의 인수전략

캬옹몽몽이 2023. 5. 17. 20:34

오늘 상한가를 기록한 그래디언트 덕분에 야놀자의 놀라운 인수전략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래디언트"? 처음 들어보는 회사라 찾아보니 예전 인터파크의 새로운 사명이다. 인터파크가 왜 사명을 바꿨지? 사업을 팔았네? 누가 샀지? 야놀자?

야놀자가 인터파크를 인수한 이후,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하는지 여러 기사들을 통해 확인해보니, 이 회사에는 재무전략이 확실한 인재가 있다는 점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 야놀자의 M&A 전략

야놀자는 인터파크를 매수해 어떻게 재편했는지 살펴보자.

그래디언트(구, 인터파크)는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입지가 계속 약화되고, 사업의 방향성을 바이오 쪽으로 선회하는 결정에 따라 인터파크 사업부문을 매물로 내놓았다. 야놀자는 인터파크의 투어, 티켓 부문의 인수만을 고려하며 제안했지만, 나눠서 매각할 경우 매력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했을 그래디언트 측은 전체 사업부문 매각을 고수했다. 그리고, 야놀자는 이를 받아들였다. 사실 야놀자에게는 여유가 있었다. 손정의의 소프트뱅크에게 2조원을 투자받았기에, 실탄은 충분했다.

그런데, 진짜는 지금부터다. 

그래디언트가 매각할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후 이 회사의 지분 70%를 야놀자에 넘겼다. 야놀자의 인수가격은 2,940억.

야놀자는 투어, 티켓 외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되는 사업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저작인접권은 비욘드뮤직에 550억에 매각하고, 렌터카 사업도 캐플릭스에 60억에 매각하고, 도서, 쇼핑부문은 물적분할해서 큐텐에게 지분매각(100%, 1,500억)을 진행했다.

사라고 하니 샀지만, 필요없으니 바로 정리해서 팔아버리는 속도가 대단하다. 2,940억에 샀지만, 재판매로 2,110억을 얻었으니, 실제로는 830억만 쓴 셈이다. 매수를 결정할 당시에 각 사업군의 속성 및 특성을 확인하고, 재매수자를 찾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던걸까. 실무적으로 어떤 Action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게다가, 매수내역에 부동산 자산(인터파크 판교 신사옥, 투자액 854억)도 포함했으며, 현재 이 자산의 평가액이 3,000억 수준이라고 한다. 돈을 써서 돈을 벌었다. 돈이 있으면 또다른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게 딱 이런걸 두고 하는 말 같다. 코로나19라는 상황은 실적이 곤두박칠 치며 곤경에 빠진 대부분의 기업들에 비해, 야놀자에게는 더 큰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

#. M&A의 지휘자 누구인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거대하고, 과감한 M&A는 컨트롤 타워에 유능한 인재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구조화시킨 핵심은 누굴까.

핵심인물은 2021년초부터 야놀자에 합류한 최찬석 CIO(Chief Investment Officer)라고 보여진다. 최찬석 CIO는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 증권사 애널리스트, 넷마블 투자전략실장을 거치며, 투자업계와 산업계를 모두 경험해 전문성과 시장 이해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넷마블에서는 넷마블 및 계열사 투자와 M&A, IR을 총괄하며, 코웨이, 카밤 인수 / 빅히트, 카카오뱅크 투자를 했고, IPO 또한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그러한 성과가 단지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폄하하긴 어려울 것이다. 넷마블에서 야놀자로 옮겨와서 내보이는 성과 또한 대단하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의 2조 투자를 이끌어내고, 인터파크의 인수 및 재편을 깔끔하게 조절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그의 링크드인을 찾아가보면, 본인의 IR을 확실히 해두었다. 

 

적절한 인재를 영입하는 회사도, 이를 보답하는 사람도 다 멋지구나. 이런 과감하고 촘촘한 전략은 무엇에서 비롯될까. 든든한 실탄일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일까. 뭐든,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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