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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Phase 1을 마무리하다. 본문

영화

Avengers Phase 1을 마무리하다.

캬옹몽몽이 2019. 6. 2. 19:07

어벤저스 엔드게임을 아내와 같이 보려고 개봉 후 한달의 시간동안 기회를 봤지만 결국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곧 새로운 영화들의 시작으로 인해 상영관이 사라질 것이 보이자 마음이 급해져 평일 저녁 혼자보기를 감행했다.

마무리는 요란하지 않았고, 이해되는, 정말 끝낸다는 선언을 하는, 하지만 여운을 남기는 그런 끝을 보여줬다. 욕심을 부릴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적당한 선에서 모두의 공감을 얻어내려 노력했다는 점이 여실히 보였다. 그건 약 10여년간 꾸준히 이 시리즈를 봤던 사람들에게 보내는 'Bye Bye'였다.

지금부터는 다 스포일러다. 극장에서 내리고 있는 시점이며, 이미 1,300백만명이 봤다고 하니 괜찮겠으나 그래도 혹시나 안봤는데 하는 괜한 두려로 적어둔다.


타노스가 저질러놓은 상황을 수습하면서 오히려 어벤저스 일원들이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토니 스타크는 옛날 자신과 비슷한 나이이며 아직 토니가 태어나기 직전인 시대에서 아버지 하워드를 만나 묵었던 감정을 털어낸다. 스티브는 젊은 페기를 다시 만나 꿈꿔왔던 새로운 삶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만든다. 토르는 그리워했던 엄마를 다시 만나 실패를 맛본 뒤 방황하는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다뤄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기에 '깊게' 보여주지 않지만 '적당하게' 어루만져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여러 의문과 떡밥을 던져줬다. 그건 이 시리즈는 여기에서 끝나지만 우린 아직 할 얘기가 많이 남았다는 것이었다. 이 파편들을 하나로 모으는 건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어차피 트렌드를 쫒는게 아니라면 차근히 모아 정리라도 해두려 한다.

#아이언맨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는 공존하면서도 서로의 입장은 항상 달랐다. 대의를 위해 힘을 합치며 서로를 존경하면서도 사안에 접근하는 방식은 달랐다. '네가 맞아'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없다. 시각과 입장의 차이일 뿐. DC의 슈퍼맨과 배트맨의 대립이 주는 내용과는 다르지만 둘의 주장은 모두 공감할만하다. 

토니의 딸 모건 스타크는 너무 귀여웠다. 그 장면을 보며 왠지 E.T.의 아역으로 나왔던 드류 베리모어를 떠올리게 했다. 유명한 영화에 등장한 아역배우가 그 한번으로 끝나진 않을 것이며, 향후 성인이 되면 유명세를 통해 데뷔하지 않겠는가란 생각이다. '모건'이라는 이름은 극중 페퍼의 외삼촌 이름이다. 장례식이 끝나고 모건이 해피에게 치즈버거를 먹고싶다고 말하는 장면은 조금 뭉클했다. 아이언맨 첫편에서 악당들의 소굴에서 살아돌아온 토니는 해피에게 치즈버거를 먹고싶다고 하는 장면의 회상인지라 해피에게는 남다른 말이기도 했다. 

마지막 아이언맨의 장례식장에서 지금까지 살아있는 모두가 등장한다. 누군지 몰랐던 청년 하나가 있었는데, 그는 아이언맨3에 등장했던 꼬마였다. 

'I am Iron Man'

이 말로 시작된 이 시리즈는 Phase 1을 이 말로 끝을 냈다. 타노스가 'I am inevitable'이라는 말에 맞서. 모건 스타크와 아이언맨3의 그 꼬마가 아이언맨의 새시대를 이을지 여지를 남긴 채... 

#캡틴 아메리카

서양인들은 동양인들과 다르게 외모를 볼 때 매력포인트 중 하나를 '엉덩이'로 꼽는다. 미국인들은 캐릭터의 매력을 얘기할 때 크리스 에반스의 엉덩이를 섹시하다고 자주 언급하는데, 영화는 그걸 중간에 써먹는다. 일종의 팬서비스일까. 

'I can do this all day.'

이건 스티브의 상징문구다. 캡틴 아메리카가 되기 전 협소한 몸을 가졌던 그는 덩치큰 상대에게 계속 두들겨맞으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내려놓지 않은 체 이렇게 말한다. End Game에서도 그 시대의 스티브와 싸우게 될 때 그 시대의 스티브에게 이 말을 듣게 된다. 그 말에 반응하는 스티브는 "음...난 이제 그 말에 좀 지쳤어"라는 뉘앙스를 준다. 몇몇 장면에서 계속 페기의 사진을 보는데, 이 두가지가 결말을 암시하는 복선이라고 볼 수 있다.   

스티브는 토르가 과거에 다녀오며 가져온 묠니르를 들게 되면서 가장 강력한 파워를 가지게 된다. 어벤저스 1편 당시 들어보려는 장면이 있었으나 약간 들리기는 했지만 자유자재로 사용할 것이라는 복선은 아니었다. Comics에서는 이미 묠니르를 든 캡틴이 나오기에 언제냐에 달려있었는데, 마지막을 장식했다.

영화의 대규모 전투 신 시작에 스티브는 말한다. 

'Avengers, Assemble'

이 말은 Comics에 자주 등장하는 스티브의 말인데, 이건 마치 전형적인 선과 악의 대립시 '선'이 반전을 꾀할 때 말하는 "변신!" 같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패색이 짙던 가운데, 팔콘의 'On your left'라는 말과 함께 귓속으로 여러 무전이 수신됨과 동시에 닥터 스트레인지를 비롯한 마법사들이 공간이동을 통해 사라졌던 모든 이들이 함께 모이는 반전을 확정짓는 말이다. 이 영화의 가장 짜릿한 순간을 선사해준다.

상징적으로 이 말은 블랙팬서의 'Wakanda Forever!'보다 더 의미있겠으나 더 유명하게 회자될지는 잘 모르겠다. 'Wakanda Forever!'는 영화 이후 여러가지로 소비되었으며, 특히 흑인들에게 새로운 인사법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아스날의 오바메양은 골 득점후 블랙팬서 마스크를 쓰고 이 세레모니를 하기도 했다. 

한국에선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 재밌는 장면에서 다같이 웃는 순간은 있어도 축제 분위기 속에서 환호하듯 보는 장면은 보기 드물다. 미국에서 영화를 소비하는 분위기는 사뭇 다른데 그 분위기를 일부 느낄 수 있는 영상이 있어 가져왔다.

미국 영화관에서의 반응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인 나타샤 로마노프는 End Game에서 소울스톤을 얻기 위한 희생을 한다. 소울스톤을 얻으려면 등가교환의 원칙에 따라 사랑하는 무언가를 희생해야만 얻을 수 있는데, 나타샤와 호크아이 바튼이 서로 자기가 죽겠다며 먼저 죽으려고? 싸운다. 이 부분에서 이해되지 않은 건 언제부터 이들이 이렇게 사랑했냐는 것. 영화 중간에 부다페스트를 언급하며 눈빛을 교환하며 그런 기류를 보이긴 했으나, 이전 시리즈에서 이런 부분이 부각된 적은 없었다. 처음엔 슈퍼파워를 가진 어벤저스 안에서 그 둘만 일반적인 "인간"으로서의 일원이기에 가지는 서로의 애틋함으로 봤지만, 향후 나올 '블랙위도우' 영화에서 다뤄질 이야기를 위한 떡밥 같아 보인다.

#토르

완벽한 남자 크리스 헴스워스가 연기하는 토르는 이 영화에서 반전을 꾀한다. 타노스를 제거하는데 실패하고 세상의 절반이 사라진 상황의 책임에 있어 자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크다고 생각한 토르는 생각없는 뚱보가 되었다. 영화 중간 각성하고 제모습으로 돌아올거라 생각했지만 영화는 디테일하게 그 뚱보를 끝까지 데려간다. 다시 갑옷을 입고 힘을 되찾아도 뚱보는 뚱보였다. 그 뚱보는 다시 정신을 차렸지만 왕의 모습이 아닌, 가오갤과 함께하는 자유영혼으로 거듭났다.

#앤트맨

닥터 스트레인지가 말한 그 엄청나게 적은 확률의 시작은 앤트맨이었다. 앤트맨을 역을 소화하는 폴 러드의 그간 영화 등등에서 소비된 이미지는 다소 가볍다.(코미디언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그가 뭔가 진지함을 보여주려 할 때 다소 공감이 되지 않는 지점이 있다. 진정한 End Game의 실마리는 그에게서 시작하나 그 무게의 중심은 곧바로 토니에게 넘어간다. 어벤저스 안에서 앤트맨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지만 무게감에 있어서는 일종의 가교역할 이상으로 활용되지는 않는다.

#닥터 스트레인지

End Game에서는 에이션트원이 등장한다. 그녀는 닥터 스트레인지 1편에서 이미 사라진 존재가 되었지만, 과거를 여행하기에 다시 등장할 수 있었다. 실마리의 시작이 앤트맨이었다면 결말의 실마리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손가락 하나로 시작되었다. 극 중간에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게 그 확률의 결과냐고 묻는? 토니에게 이렇게 말한다. 

'If I tell you, it won't happen.'

#이 손가락의 의미를 토니는 참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그밖에...

타노스의 손가락질 후 5년뒤가 시작되는 장면에서 주로 말하는 사람은 이 영화의 감독인 '조 루소'다.

#여기서 조 루소 감독이 등장한다.

토르의 연인이었던 제인 포스터 역 나탈리 포트만은 토르 2편 촬영 당시 감독의 선임 등 영향력 확장을 꾀하다 마블과의 사이가 틀어져 계약된 만큼만 출연하고 그 외의 출연을 하지 않고 있었다. End Game에서는 잠깐이나마 출연을 했다. 

토르의 엄마 프리가는 토르의 영화에서는 묵묵히 바라보며 믿어주는 역할이었지만 End Game에선 실패를 맛보고 방황하는 토르에게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실어준다.   

시간여행이 주는 복잡함을 논해보고 싶었지만 어차피 영화이며, 공돌이도 아닌 내가 알아봤자 얼마나 알겠냐는 생각에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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