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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over until you win
게임은 왜 할까? 본문
2007년 아이폰이 시작한 스마트폰의 세계가 열린 후(물론 그전에 PDA가 있긴 했지만..)부터 모바일게임은 나날이 진화해왔다. 스마트폰 이전엔 피처폰으로 고스톱이나 치며 시간을 보냈지만, 현재는 이런게 모바일게임으로도 가능해? 라고 할 정도로 손안의 작은 화면에 많은걸 구현해내고 있다.
어릴 적 콘솔게임기를 소유해보지 못한 한이 있어 그걸 빌미로 꽤 오랜시간 모바일 게임에 심취해 있었다.(물론 지금도 하기에 이런 글을 쓰지만...) 헤비 과금러가 아니기에 대부분의 게임에 있어 같은 시작이라도 중반이 지날 쯤이면 순위에서 굉장히 밀려난다. 다만, 나는 이곳저곳에서의 경쟁이 치열한 일상을 살면서 이 경쟁까지 뛰어들고 싶진 않았고, 내 남는 시간을 휴식한다는 생각으로 했기에 큰 스트레스 없이 여러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사실, 게임이라는 건 지나고 보면 참 의미없다. 스마트폰에 깔려 있던 게임을 지우면 그간의 흔적은 소멸된다.(물론 다시 깔고 로그인하면 내 흔적은 그들의 서버에 남아있겠지...) 어느 순간 허무함이 밀려온다. 이걸 내가 왜 했지. 여유가 생기거나, 마음이 답답할 때, 때로는 그냥, 시시때때로 스마트폰을 쥐고 게임을 했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왜 했을까. 왜 쉽게 빠져들까. 재미도 재미이지만, 가장 큰 의미는 "보상"에 있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게임에 흥미가 생겨 앱을 설치하고 구동한다. 처음 튜토리얼 단계에서 뭐 하나 누를 때마다 수고했다며 뭘 쥐여준다. 와. 많이 주네. 만약 런칭한지 얼마안된 게임이라면 이벤트라며 더 준다. 게임이 재밌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어쨌든 그 약간의 보상으로 즐길만한 상태가 되었다. Lv.1이 Lv.2가 되는건 금방이다. 게임마다 다르지만 적응의 시간이 되면 어느덧 Lv.10까지는 금방 와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4시간마다 뭘 하나씩 준다던지, 약간의 미션을 완료하면 또 뭘 준다던지. 자꾸 뭘 준단 말이지. 난 여기에 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약간만" 노력하면 된다는 점이다. 보상을 준다는 이유로 굉장히 "많은" 노력을 원한다면 다들 포기할테니 "시간"만 쓰면 보상을 준다. 이게 현실과 게임의 세계가 다르다는 점이다. 현실에선 "많은" 노력을 해야만 그나마 "약간의" 보상을 얻게되거나 그렇지 못할 수도 있는 반면 게임은 거저먹기다. 현실을 힘들게 살고 있는 이라면 빠져들만하지 않겠는가. 열심히 해도 뭔가 잘 되지도 않는데, 이건 "시간"만 쓰면 뭐든 얻게되니까.
그러나, 이 "보상"은 유인책에 불과하다. 게임을 어느정도 하고 나면 현실과 다를 바가 없다. 온라인에서의 경쟁체제가 도입되어 있는 게임이라면 더욱 그렇다. 경쟁의 우위를 점하는 방법은 딱 하나. "현질"이다.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 게임을 만드는 이유가 뭔가. 플레이어들에게 매출을 일으켜야 할 것 아닌가. 그들은 "시간"으로 플레이어들을 유혹한다. 돈쓰면 몇달걸릴 Lv Up을 1분에 해줄게. 그럼 넌 순위권이지. 남들 12시간 해야 겨우 얻을까 말까한 아이템을 돈을 쓴 너에겐 바로 줄게. 또는, 이 아이템은 돈 안내면 얻을 수 없어.
우습게도 여기서 인생을 배운다.
시간이 곧 돈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나왔던 영화 인 타임을 떠올려보자. 이 말을 그대로 SF로 풀어내지 않았던가. 돈이 있으면 영생의 시간을 얻어 살 수 있고, 돈이 없으면 죽는다.
지금도 아마 운영될텐데 "삼국지PK"라는 게임이 있다. 그 게임의 헤비 과금러들은 1~2만원을 쓰는게 아니라 몇백만, 몇천만원을 썼다. 난 그럴 돈도 없지만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지금까지도 알 수 없다. 시간을 들여 공략하면 삼국지의 유명한 장수를 얻을 수 있다. 제갈량을 얻었다면 아. 이사람은 어디까지 왔구나 싶은. 그런 단계가 설정되어 있었는데, 돈을 쓰지 않고 그곳까지 도달하려면 엄청난 시간을 소요해야 했다. 난 도달하지 못하고 떨어져 나왔다.
스마트폰 초기 시절 한때 농장을 키우기 바빴던 이들은 양 밥줘야 한다고 술먹다 밥먹다 폰을 꺼내들었고, 몇년전엔 포켓몬을 잡아야 한다며 늦은 시각에도 밤길을 누비던 때가 있었다. 살아가기 바쁜 세상에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자 "오락"의 개념으로 시작된 이 게임은 이제 삶속의 일부가 되었다. 게임이 유해하다는 판정은 "보상"으로 인한 "중독"에 기인한다. 빠져들고 빠져들어 결국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하는 삶을 살게된다.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어 했던 게임인데 구분할 수 없다니.
잠시 샛길로 잠시 빠져보자. 이마저도 스토리로 풀어낸 애니메이션이 있다. "소드 아트 온라인" 우리가 알고 있는 VR 기기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두뇌에 접근할 수 있게 되고 이 기기를 장착하면 가상세계에 직접 들어가 RPG게임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된다. 그 가상의 세상에 접근한 이들이 다시 현실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되면서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VR이 거듭된 발전을 거치면 벌어질 수 있지 않을까. 영화, 만화에서 접했던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많은 아이템들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마냥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흔히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칭한다. 영화안에는 많은 예술적인 부분을 내포하고 있다. 영화가 만들어지려면 영상, 음악, 영상을 보완하는 기술, 미술 등이 함께 어우러져야 하며 각각의 분야가 뛰어난 합을 이뤄야만 좋은 영화가 만들어진다. 이 영화는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되어버려, 이는 소비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산업 중의 하나다. 게임 또한 그렇다. 게임을 이루는 기발한 상상력, 이를 뒷받침하는 작화 또는 그래픽 기술, 음악, 그리고 나날이 발전하는 전반적 기술능력 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뛰어나다. 이제는 게임이 다시 영화화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를 두고 유해하다고만 바라보는 건 너무 낡은 생각 아닐까. 제어능력이 떨어지는 어린 아이들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건 뇌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지만, 급격하게 발화되는 산업을 유해 판단 잣대로 금지해버리기엔 이미 세상은 틀어막을 구멍이 너무 많다. 무엇이든 부작용은 있기 마련이며 완벽한 것은 없다.
소비의 시대. 그러니 당연히 소비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이제 소비는 그만하고 생산을 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느끼고 있다. 소비할 꺼리는 차고 넘친다. 시간을 보내며 소비할 수 있는 꺼리, 정보가 넘쳐나 이제는 그 중에서도 이런걸 소비하라며 골라주는 Curation 서비스도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소비를 많이 해봤으니 이제는 그런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생산자 역할도 해보고 싶다. 단순히 말하면, 쓰는 거 말고 버는 거. 뭐가 있을지 고민하다 떠오르는게 없어 답답해하다 또 스마트폰에 손이 간다. 이 안에 설치된 수많은 앱들을 의미없이 켜보고 또 게임을 하다 이 글을 쓰고 있다.
이걸 조금 발전적인 방향으로 바라본다면 어떨까. 게임을 조금 다르게 소개한다면? 이 게임이 유도하는 과금방식 또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재밌는 이유 등을 서술하는 건 어떨까. 지금까지 내가 해본 게임도 상당수인데, 이렇게라도 글을 남겨보고자 한다. 유튜브 시대에 글남긴다고 누가 보겠냐만은. 다 자기만족이지. (게임을 왜 하냐고 써놓고, 게임소개할거라고 끝맺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