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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3 : 흑화된 슈퍼맨은 왠지 더 매력적이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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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3 : 흑화된 슈퍼맨은 왠지 더 매력적이다.

캬옹몽몽이 2020. 4. 7. 00:22

빰 빠바바밤 빰빰빰 으로 시작되는 존 윌리암스의 음악이 나오며 그의 상징인 S마크가 표시될 때 그 설레임은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 중 하나다. 지금 보면 그 엉성한 그래픽과 단조로움이 놀라울 정도로 조악하지만 이 영화는 벌써 40년전에 나왔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코믹스의 인기가 있으니, 드라마, 영화화가 되는 건 당연한데, 크리스토퍼 리브 전에도 슈퍼맨의 역할을 맡은 이가 있었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건 크리스토퍼 리브 부터라고나 할까.

흑화된 슈퍼맨은 어린 마음에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당시엔 순수 그 자체였으니, 선과 악의 명확한 구분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나이가 들면서 절대선과 절대악이란 있을 수 없으며, 그건 단지 순수에 지나지 않다는 걸 알아간다. 절대선은 상대적이다. 절대악으로 보이는 것의 상대적인 것이 절대선이지 현실에선 그게 뒤섞여있다. 절대적이란 것은 없으며 선과 악의 대등한 대립 자체는 그저 만화에서나 쓰이는 소재라고 치부했다. 영화도 시대가 변하면서 단편적인 표현보다는 입체적인 표현이 더 각광받는다. 

흑화된 크리스토퍼 리브는 신선했다. 착하기만 한 파란색 옷이 좀 더 어두워져 그게 덜 촌스러워 보였고, 마냥 선하기만 한 그 표정이 어두워지자 더 날렵해보이고 선이 살아있어 멋있어보이기까지 했다. 어린 시절에 봤던 슈퍼맨 시리즈는 그게 슈퍼맨이라서 본 것이지 연기자들의 연기력 등을 볼만큼 눈썰미는 없었다. 당연히 크리스토퍼 리브의 연기력이 어떤지는 몰랐는데, 분노로 가득찬 그의 얼굴과 선한 그를 한 앵글에 넣어놨을 때 이 사람의 표현이 단편적이지는 않구나 하는걸 어렴풋이는 느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많이 남는다. 

잘생겼지만, 저 커다란 안경과 헤어스타일로 조금은 맹한 사람처럼 보인다. 흐트러진 기색이 전혀 없이 밝고 순수해보이기만 한 저 얼굴에선 그다지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흑화된 그의 얼굴은 멋짐을 뿜어낸다. 앵글의 차이겠지만,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날렵해보이는 얼굴이며, 다 뚫어버릴 것만 같은 매서운 눈매는 착해보이는 그와는 영 딴판이다.

이 영화는 1983년에 개봉했다. 영화를 다시 보면 짜집기 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지만 그 당시의 기술로는 완성도 높은 합성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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