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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타임(IN TIME) : 시간이 아까운 걸 증명해주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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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타임(IN TIME) : 시간이 아까운 걸 증명해주네.

캬옹몽몽이 2020. 8. 4. 06:00

우리는 흔히 말한다.

'시간은 곧 돈이다.'

그걸 뒤집어 영화로 풀어냈다. 정말 시간을 화폐로 만들어 시간이 다하면 죽는다. 부유한 자는 영생의 시간을 갖고 가난한 자는 1분이라도 얻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2011년 개봉작으로, 설정이 흥미로워 보고 싶었지만 재미없다는 말들이 지배적이라 그간 봐야할 리스트에서는 제외했었다. 문득, 참 시간을 허투루 쓰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자 이 영화가 떠올랐다. 재미는 없더라도 얻는건 있겠다 싶어 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에는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이야기는 윌 살라스(저스틴 팀버레이크)가 헨리 해밀턴(맷 보머)를 구해주면서 구체적으로 시작된다. 미드 '화이트 칼라'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맷 보머의 등장으로 전개되는 점이 좋았다. 얼굴로는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 그가 이 영화의 화두를 던져주고 사라지는 건 마치 '빅 쇼트'에서 어려운 금융용어를 매력적인 마고 로비가 설명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느꼈다. 잘생긴 사람이 등장해 영원한 삶은 사실 좋은 점만 있지 않고, 사람은 때가 되면 죽는다는 걸 인정하라고 피력하면 아무래도 좀 더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겠는가.

영화 안의 시대는 돈을 시간으로 치환해서 보여주지만, 시간은 곧 돈이라는 사실은 지금 시대에서도 같다. 타임 존을 만들어놓고 동일하게 물가를 폭등시키는 건 한정된 자원인 곳에서 모두가 살아남게 되면 결국 모두가 죽게 되는 모순이 생겨 소수를 위해 다수가 죽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사실 지금 시대와 같다.

"사실 시간은 충분해. 아무도 일찍 죽을 필요가 없지." 

헨리가 말한 이 대사는 거대한 떡밥이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날 때까지는 어느정도 회수하리라 기대했지만 그 기대는 너무 과했다. 시간을 훔쳐 모두에게 나눠주는 건 경제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하나, 거기에서 멈춰버리는 건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현 시대에서도 금융위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붕괴 등 이벤트가 발생하지만 기축통화를 보유한 미국은 열심히 돈을 찍어 공급해 경제시스템이 무너지지 않게 틀어막고 있다. 찍어낸 돈은 신용사회를 받쳐주지만 그로 인해 물가는 치솟을 수 밖에 없다. 그걸 버티지 못하는 자는 죽게 된다. 난 이 영화가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제시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너무 앞서나갔다는 탓을 했어야만 했다. 

최소한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 25세가 지나면 1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채 생체나이가 멈춰버리는 배경이 무엇인지 밝히는 정도는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 영화를 보게 한 가장 궁극적인 이유였는데, 그건 그저 설정으로 사용되었을 뿐이었다. 심지어 타임키퍼는 윌에게 윌의 아버지를 안다고 말했지만 언급만 했지 구체적인 사실은 제시되지 않았다. 

그 이후로는 돈은 많이 들였을 것 같지만 티가 잘 나지않고, 박진감은 많이 떨어지는 추격전이 이어질 뿐이다. 얻은 건 컨셉 뿐,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낸 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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