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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슈퍼밴드2 7화 : 여름꽃

캬옹몽몽이 2021. 8. 11. 00:22

슈퍼밴드2 참가자들은 모두 본인의 영역에서 정점을 찍고 '밴드' 영역에 뛰어들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 참가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명 한명이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데, 탈락할 이유를 가진 이들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이번 7화에서 가장 주목한 팀은 이동헌이 프런트맨으로, 손진욱, 정민혁으로 구성된 3인조 이동헌 팀이다. 이번 3라운드 경연을 위해 이동헌이 예전에 만들어 놓은 자작곡 '여름꽃'을 팀에 맞게 바꿔 연주했다.

이동헌의 감성적인 목소리도 좋았고,

손진욱의 락발라드 보컬도 너무 잘 어울렸다.

무엇보다 정민혁의 일렉기타가 곡 전체를 커버해주는 풍성하고 다양한 사운드는 듣는 내내 몽환적인 기분이 들어 너무 좋았다. 페달을 이용해 계속 소리를 바꿔주며 분위기를 이어나가게 만들어 줬다.

만약 이동헌 혼자만의 보컬로 불려졌다면 인디음악의 서정성만 가질 수 밖에 없었겠지만 손진욱의 목소리가 더해지며 락발라드의 방향으로 변모했고, 정민혁은 그에 맞게 소리를 풍성하게 해줬다.

경연의 심사에서 혈님은 곡이 너무 좋고, 전형성을 가지고 있어 만약 타이틀로 앞전의 곡 'Don't look back'과 비교해 타이틀 곡을 선정한다면 단연 이 곡으로 하겠지만 새로움이 없다고 했다.

"모든 방식이 공식화되어 어긋남이 없다. 새로움을 넣는 패기가 1그램이라도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 너무 유려해 기시감이 든다. 밴드를 위한 색깔이 필요하다. 전형성의 틀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지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혈님이 전하는 말은 심사위원으로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닌, 같이 음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젊은 동료가 음악으로 '성공'을 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바라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라고 느꼈다. 본인 스스로도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을 함께 해 더 그랬다. 

방송 프로그램으로서, 경연을 통해 승자를 뽑는 상황에서, 시청률과 화제성을 갖추지 못하면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나가기 어렵다. 그래서, 참가자들 안에서 '스타성'을 지닌 이를 찾으려 애쓰고, 그들에게 화면 한번이라도 더 나가게끔 애를 쓴다. 더구나, 심사위원의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다름아닌 윤종신 님이다. 이미 10년을 넘도록 다양한 경연 프로그램에서 '스타'를 찾아내는 활동을 했던 제작자가 참여했으니 이 프로그램의 의도는 자명하다고 볼 수 있다.

손진욱이 탈락하게 된건 아쉽게도 그 의도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의 목소리는 분명 내가 선호하는 그것인데, 그건 오히려 익숙하기 때문 아니었을까. 새로움을 찾는 자리에서 익숙함은 독이 된다. 심사평을 다시 보니 손진욱 개인에 대한 평이 없었다. (있었지만 편집되었을 수도 있다.)

만약 이 무대가 경연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면, 단연 돋보이는 노래가 되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차트 진입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찾아봤지만 200위안에 들어있진 않았다. 내가 듣는 노래가 그리 대중적이지 않으니 단지 개인의 취향일 수 있겠다. 이 노래 즐겨찾기 해놓고 꽤 오래 반복하며 듣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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