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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17 : 실시간으로 한 컷에 다 담아볼까?

캬옹몽몽이 2022. 2. 17. 18:09

왓챠에 걸려있던 영화 '1917'이 넷플릭스로 넘어왔다.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놓쳤는데, 이제 기회가 왔다. 2020년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작품상 경쟁을 하던 작품이었는데 그게 벌써 2년 전이다.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영화 '1917'은 1차 세계대전 속에서 독일군에 대항하는 영국군에게 공격 중지 명령을 전달해야 하는 병사의 처절한 로드무비다.

영화는 명령을 전달해야 하는 조지 맥케이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주요 포인트에서 만나는 상사들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이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인데, 등장하는 장면이 마치 연극을 보는 듯 하다. 또한, 이 등장인물들은 영국에서 연기 좀 한다는 사람들이 모두 출동한 듯한 인상을 준다.

콜린 퍼스

첫 등장인물은 콜린 퍼스(에린모어 장군)다. 

뒷모습이 나타나고, 인사를 하자 뒤돌아서는 콜린 퍼스. 불빛이 밑에서만 비추고 있어 명령을 하달하는 콜린 퍼스의 얼굴이 비장하게 보여진다. 공격중지 명령서를 단 둘이 가라는거냐는 물음에 콜린 퍼스는 이렇게 답한다.

지옥으로 가든, 왕좌로 가든, 홀로 가는 자가 가장 빠른 법이다.

앤드류 스콧

독일군 전선으로 들어가기 위한 최전방에서 만나는 장교는 앤드류 스콧.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 모리아티 역으로 대스타가 되었다. 이 영화에서도 전쟁에 찌든, 한시라도 빨리 철수하고 싶은, 하지만 실력은 확실히 갖춘 장교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는 명령서를 들고 적진으로 들어갈 두명에게 가장 빠르고 들키지 않을 만한 길을 알려주고, 이 명령이 너무나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휘저으며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마치 연극무대에 등장해 자기 역할 다하고 퇴장하는 장면처럼 느껴졌다. 

마크 스트롱

지도를 따라 걷던 둘은 우연히 아군과의 공중전을 펼치다 추락한 독일군 전투기에서 파일럿을 구출해 낸다. 편히 죽게 놔두자는 스코필드의 말에 블레이크는 왜 그랬는지 물을 먹이고 살려보려 했다. 하지만, 독일 병사는 그런 그를 칼로 찔렀다. 블레이크는 결국 죽었고, 스코필드 혼자서 임무를 완수해내야 한다. 죽은 블레이크를 망연자실하게 보고 있는 스코필드에게 중후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마크 스트롱이었다. 병력 이동 중이었던 마크 스트롱의 부대는 블레이크를 태워줘서 임무 완수 시간을 벌어줬다. 

베네딕트 컴버비치

드디어 만나게 된 2대대 멕킨지 중령은 바로 베네딕트 컴버배치 였다. 이제 막 공격을 시작하려던 찰나에 공격중지 명령을 받은 그는 이를 처음엔 믿지 않았다. 조금만 더 전진하면 승리할 것이라 믿고 밀어부치려 했지만, 명령서를 읽고는 결국 공격을 중지한다. 그 또한 전쟁이 어서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공격을 중지하면 이 전쟁은 또 계속되리라는 생각으로 중령은 허탈한 눈빛을 보인다. 

리처드 매든

마지막으로, 블레이크의 형으로 등장하는 이는 리처드 매든. 왕좌의 게임에 출연한 그는 비록 시즌 3에서 죽음을 맞이해 이후 출연이 없었으나, 그가 죽게 되는 상황은 왕좌의 게임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으로 사람들 뇌리에 박혀있다. 또한, 그는 영국 드라마 '보디가드'에서 출연하여 역대 영국에서 방영한 드라마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동생의 유품을 건네받은 형은 애써 침착하게 먹을게 필요하면 야전식당으로 가보라고 말한다. 감정이 북받쳐 오르지만 참아내느라 애쓰는 그의 몸짓, 눈빛 등의 연기가 꽤 쓸쓸해보였다.

One Continuous Shot

사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롱테이크로 담긴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걸 촬영기법으로는 '원 컨티뉴어스 샷'이라고 표현한다. 카메라는 적진을 가로질러 명령서를 전달하는 병사를 3자의 시점으로 계속 따라붙어 전장 한복판에 놓여 함께 체험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다. 중간에 스코필드가 철모에 총을 맞고 기절한 장면을 제외하면 모두 실시간에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이 덕분에 이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을 받은 바 있다.

전쟁은 일어나선 안된다. 영화는 대규모 교전 상황을 보여주진 않지만, 그럼에도 전쟁의 참담함, 전장 한복판에 있는 군인들의 쓸쓸함과 절망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병력을 배치해 전쟁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실제 전쟁을 한다면 러시아는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전쟁은 우리 인류가 가장 피해야만 하는 것이다. 전쟁을 고민하는 이들이여. 당신들은 이런 전쟁영화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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