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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웨딩 플래너 :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찾는다면…

캬옹몽몽이 2022. 9. 29. 07:30

제니퍼 로페즈와 매튜 맥커니히의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

2001년작, 로맨스/코미디, 1시간 44분

#. 관객들을 흐뭇하게 웃게 만드는, 연출이 좋은 영화

메리 피오네(제니퍼 로페즈 역)와 스티브 에디슨(매튜 맥커니히)는 우연한 사고로 만나게 되어 첫눈에 서로에게 빠져들었다. 하지만, 웨딩 플래너로 완벽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던 메리는 이번 의뢰가 스티브와 프랜(브리짓 윌슨)의 결혼이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하게 되는데...

메리는 사실 이전에 약혼자가 결혼식 전날 다른 여자와 뒤엉켜 있는 사실을 알고 파혼한 전적이 있기에, 사랑에 빠졌다는 이유로 프랜에게서 스티브를 빼앗고 싶지 않았다. 한편, 스티브와 프랜은 오랜 시간 사귄 후 결혼하게 되었지만, 서로가 정말 사랑하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메리에게 마음을 빼앗긴 스티브는 결혼식 당일, 프랜과 함께 대화하며 서로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었다. 메리는 스티브를 포기하고, 자신을 일방적으로 좋아해주는 남자 마시모와 결혼하려 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무산된다. 결국, 스티브와 재회하며 아름답게 마무리된다.

아무 생각없이 흘러가듯 보기에 좋은 영화이다. 그 시절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이런 가벼운 영화들이 주를 이뤘다. 마냥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담긴 영화는 현실을 잊게 해준다.

사실 어떻게 시나리오를 연출하냐에 따라 즐거울 수도 어두워질 수도 있다. 스토리만 놓고 보면 막장일 수 있지 않은가. 주인공들의 관점에서는 그들이 사랑에 빠진 것이지만, 3자의 관점으로 보면 Cheating당한 메리가 본인도 Cheating을 하는 이야기이며, 스티브는 결혼식날 식을 진행하지 않아 모두를 멘붕에 빠지게 만드는 이야기인 것이다. 프랜의 가족은 잘 살기도 하고 성대한 결혼식을 마련했으니 체면도 중요하게 생각할텐데 당일날 이런 일을 벌인다는 건 죄악에 가까울 수 있다. 그런 스티브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가족이 등장하지 않는다.

감독의 연출력을 칭찬해야 하는걸까. 누군가의 행복이 누군가에게는 불행이 될 수 밖에 없지만, 이 영화 안에선 모두가 행복하다. 마시모는 메리의 아빠 주선으로 메리를 만나게 되었지만, 결혼식 당일 메리의 아빠가 반대하여 결혼이 무산된다. 화가 나는데 당연한데 메리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은 스티브라며 그를 오히려 메리가 있는 곳까지 태워준다. 프랜은 이 결혼이 과연 괜찮을지 고민은 했지만, 그건 결혼 전 누구나 하는 생각이고, 당일날 서로의 진짜 마음을 확인하는 스티브가 야속하고 미울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하는 입장에서 화를 낼만하지만, 그를 이해하고 보내준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상황들을 이해하며 본다. 영화를 다 보고 곱씹어보면 다른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는 건 감독이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마음이 불편하지 않게 충분한 개연성을 제공해줬다는 의미이기에, 좋은 연출력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사실, 2020년대에는 먹히지 않을 수 있다. 워낙 수많은 컨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 자극적이지 않으면 주목받기 어려운 시장이 되었기에 이런 가벼운 터치는 묻혀버릴 수 있다. 나는 그 시대에 그 영화를 본 그 때 감성을 가지고 있으니 재밌게 다시 볼 수 있지만, 지금 처음 보는 이에게도 그런 어필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그 때에도 유명했고, 지금도 유명한 출연진

텍사스 출신의 허세 가득한 매튜 맥커니히는 이때까지만 해도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해 바람둥이 마초역할을 도맡아했다. 이 영화에서는 진중한 남자를 연기해야 하기에 자제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오는 특유의 그 텍사스 발음은 어쩔 수가 없다.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부터 그가 맡는 역할이 달라지며 얼굴이 아닌 연기를 뽐내는 이가 되었지만, 이 당시에는 잘생긴 마초남일 뿐이었다. 어찌보면 다양한 연기를 펼치는 그의 예전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겠다.

이 당시 제니퍼 로페즈는 가장 전성기를 맞은 시기였다. 가수로서 노래도 잘되고, 연기도 인정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여배우들에게는 로맨틱 코미디물의 여주인공이 인기의 척도를 가늠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녀에게 그리 큰 관심을 준 적이 없어 잘 모르지만, 그녀는 잡지를 펴거나, 가십을 보면 항상 등장하는 유명인사였다. 셀럽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런. 그래서 관심을 두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기도 했다. 아직 잘되는구나. 이제 하락세구나 하는 정도. 

모든 걸 갖춘 듯한 스티브의 여자친구는 뭔가 맹한 구석이 있다. '금발 미녀들은 머리가 좋지 않다'는 이미지가 반영된 캐릭터이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이때만 해도 이런 편견 가득한 캐릭터가 많은 영화에 사용되었다. 그런데, 매치되지 않는 건 그녀가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관계를 빠르게 캐치하지 못하는 사람이 사업을 크게 일으킬 수 있는 것인가? 영화에서는 그녀가 바빠야만 했기 때문에 가능한 설정이었다고 본다. 주인공만큼, 또는 주인공보다 예뻐야 하지만, 매력은 조금 떨어지는 역할로서 브리짓 윌슨은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실제로는 테니스 왕자 피터 샘프라스의 아내라는 점이 더 부각될 수 밖에 없겠지만. 미스USA 출신의 그녀는 현명한 여자일 것이다. 이혼과 재혼이 난무하는 헐리우드 세상에서 조금은 떨어져 있겠지만, 피터 샘프라스와 결혼하여 지금까지도 함께 잘 살고 있으니 말이다. 오랜 세월 결혼을 유지한다는 건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함과 동시에 현명함도 갖췄기 때문이라는 것을 결혼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잘 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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