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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남원]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 멋진 인생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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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남원]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 멋진 인생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캬옹몽몽이 2022. 9. 27. 08:44

하동 여행을 마치고 올라가는 길.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긴 아쉬워 남원으로 빠졌다. 아내는 미술관에 들러 아이들이 관람할 수 있기를 원해 검색을 해보니 남원에는 시립미술관이 있고, 마침 아내가 좋아하는 옻칠공예전시가 있다고 하여 목적지로 정했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멋진 건축물이었다. 특히 앞으로 툭 튀어나온 2층 구조는 조만간 출발이라도 할 준비를 하는 우주선 또는 배의 조종실처럼 느껴지는 현대식 건물이었다. (난 사실 마크로스를 떠올렸다.)

건물의 앞쪽에는 계단식으로 이뤄진 넓은 층을 이룬 연못식 구조가 만들어져 있어 미술관이 넓고 개방적인 인상을 주는데 한몫을 하고 있었다.

1층에서는 김병종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고, 2층에서는 옻칠공예 작품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1층에 마련되어 있는 커피숍도 분위기가 괜찮았지만, 2층 한켠에 숨겨진 공간처럼 보이는 장소는 멋진 풍광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곳에 앉아 맑은 하늘과 풍경을 바라보면 몇시간이고 앉아있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 멋진 창밖 풍경을 보기 위해선 미술관의 고유 로고를 함께 봐야 한다. 인스타그램 등 사진찍는 사람들이 다녀갈 수 있도록 해서 홍보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였다. 특별히 안내문구가 없기에 찾기 어렵겠지만, 미술관 구석구석을 살핀다면 금방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자리이다. 덕분에 사람없는 자리에서 마음껏 경치를 즐길 수 있었다.

미술관을 한바퀴 돌아보고 나니 작가가 궁금해졌다. 우리나라에 작가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있던가? 김병종 작가에게도 굴곡진 인생이 존재할까? 이 분의 프로필을 읽어보면 너무나도 완벽한 인생을 살아온 것만 같아보인다. 미술관을 돌아보니 이 사람의 인생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서울대를 나와 작품을 만들고, 그 작품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교수직을 은퇴하여, 작품들을 고향에 기부하고, 고향 남원에서는 답례로 그의 이름을 딴 시립미술관을 건립했다.

여기에 뭐가 더 부족할 수 있겠는가.

만약 이분의 자서전이 나온다면 무척이나 재미없을 것만 같다. 이 완벽해보이는 인생에는 작은 흠집 하나 없어보였다. 이뤄낸 결과물만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 하지만, 개인의 재능을 발휘해 가질 수 있는 영광을 얻었기에 그런 영광을 하나도 이루지 못한 나는 부러울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의 작은 흠결이라도 하나 찾아내고픈 치졸함은 가지지 않겠다. 그저 부러운 마음일뿐 그 영광에 축복과 박수를 보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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