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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터 : 액션만 보자. 액션만.

캬옹몽몽이 2022. 8. 10. 20:35

공개전까지 꽤 많은 예고편이 나왔고, 괜찮아보여 기대했던 영화 ‘카터’가 넷플릭스에 올라왔다.



#. 롱테이크로 달리는 액션

예고편을 보고 영화 ‘악녀’의 업그레이드 버전인가 싶었는데 맞다. 같은 감독이다. 장면, 장면을 앵글별로 나눠찍어 이어내는 편집이 아닌 마치 하나의 긴 테이크만 보는듯한 착각을 가질만큼 고집스럽게 하나의 시선으로 끌고가는 영화다. VR버전이 있다면 더 재밌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줄거리는 조금 복잡한데, 감염되면 좀비(라고 하진 않지만)가 되는 바이러스가 창궐한 상황에서, 기억을 잃은 카터가 영등포 어딘가에서 미국 요원들에게 총으로 위협을 받으며 깨어난다. 귓가에 들리는 어느 여인의 목소리에 이끌려, 자신을 위협하는 모든 상대를 제거하며 도망치기 시작한다. 그는 바이러스의 항체를 가진 아이를 북으로 데려가야 하는데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지만, 무적에 가까운 순발력과 기술로 헤쳐 나간다.

영화 ‘1917’도 롱테이크 방식을 쓰나, 사용목적을 달리한다. 1917은 극명한 시간순으로 보여주며 관객이 서사에 더 몰입되도록 사용된 기법이나, 이 영화는 롱테이크의 표현으로 액션을 더 스타일리쉬하게 보여주고자 함이다.

#. 주원의 변신

주원은 기존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어버렸다. 새로운 액션스타의 등장을 알리듯 복잡한 액션을 모두 제것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간 정극 연기만 보였던 그는 이제 폭넓은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벌크업된 몸도 멋지지만 위험한 액션을 한치의 망설임 없이 뛰어드는 그는 단연 이 영화의 백미다.

#. 조연들의 출연이유

생각보다 화려한 출연진이 놀라운데, 이들은 왜 출연을 결정했을지 궁금하다.

배우들의 출연에 대해 혼자만의 상상을 해본다면, 정재영은 우정출연이다.

그렇게 단정짓는 가정은 이러하다. 정병길 감독의 전작 ‘내가 살인범이다’에 출연했던 정재영은 사람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고, 저녁에 만나 술한잔 먹다가 도와달라는 부탁에 등장을 약속했다. 이 영화는 주인공 혼자 98%를 감당하고 포커싱되는걸 모를리 없으며 그의 역할인 박사는 치료제를 개발해낸 대단한 인물치고는 화면에 거의 비춰지지도 않는다. 돈받고 출연했다면 남는 장사일 정도로 너무 가볍게 쓰였다. 우정출연 내지 특별출연이 아니고서야 주연급 배우가 이렇게 소모될리는 없지 않을까.

이성재는 오랜만의 악역을 보여줬으나, 액션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차라리 무술합을 이룰 수 있는 악역이었다면 더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감독은 1:1 매칭으로의 합보다는 일대다수의 화려함을 더 즐기는 것으로 보이니 고려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야만스러운 악역을 고려해 그러한 성격을 표출한 것으로 보이지만, 식상한 느낌을 지우기가 어려웠다. 캐릭터를 고심해 만든 사람에게 이런 말들은 상처가 되겠지만 소비자는 생각보다 냉정하다.  

마이클 콜터, 카멜라 벨의 출연이 의외였다. 헐리우드에서 활동하며 루크 케이지의 주연배우가 5분도 안되는 출연을 위해 한국에 온 것인가. 카멜라 벨은 또 어떻고. 넷플릭스가 제작비를 지원하며 함께 제공해준 패키지가 아닐까 싶은데 감독은 생각지도 못한 지원에 감사했지만 어찌 활용할지는 고려하지 못한 듯 하다. 그들의 등장은 놀랍지도 않았지만 갑작스런 등장과 퇴장이 되려 혼란만 가중시킨게 아닐까 싶다.

#. 감독은 액션덕후

흐드러진 떡밥들은 회수되지 못한 채 끝이 났다. 그래서 카터가 카터라는건지 아니라는건지. 찝찝하지만 끝난게 어디냐 싶었다. 하지만, 서사는 그리 중요해보이지 않았다.

감독은 오로지 액션에 주목했다.

존 윅 처럼 이야기를 좀 더 단순화하고, 액션에 더 치중했다면 더 대단한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해본적도 없는 넘이 두는 훈수이니 그냥 흘려 듣자) 극단적으로 이야기를 지우고 액션만 남겼다면 어땠을까. 각 액션이 약 10분 이상 정도로 구성되어 있으니 영상을 나눠서 보여줬다면 오히려 큰 반향이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넷플릭스의 투자이니 영화적 구성은 분명 필요할 수 밖에 없었겠다. 감독은 이 롱테이크 방식의 액션에 심취하여 이를 더 발전시키고자 하는 열망에 사로잡혀 있음이 분명하다.

감독의 열의에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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