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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 완벽한 판타지 본문
TvN에서 2018년 6월부터 16부작으로 방영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웹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방영할 당시에는 가벼운 한국 드라마에 관심이 없을 때라 화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볼 마음이 없었다. 최근에는 오히려 가벼운 드라마를 찾게 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복잡한게 싫어지는데 멍때리려고 보는 컨텐츠마저 복잡한게 싫어진 탓일테다. 드라마 '김비서는 왜 그럴까'는 현재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다.
전반부는 주로 캐릭터들의 성격을 소재로 하는 코미디에 가깝지만, 후반부에는 조금씩 던져진 무거운 주제의 떡밥들을 회수하면서 약간 진지해진다. 막장요소가 없고 폭력적이지 않아 감정의 골이 극으로 치닫는 등 심각한 수준으로 끌고 가지 않고 가볍게 진행된다.
#. 장르는 판타지!
이 드라마의 장르를 로맨틱 코미디라고 정의하지만, 사실상 이 드라마는 현실에서는 전혀 이뤄질 수 없는 판타지이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상황은 현실에선 불가능에 가깝다. 이곳에선 인간의 이기심을 찾아볼 수 없다. 가장 극단적인 장면은 마지막 영준과 미소의 결혼을 앞둔 상견례 상황이다. 재벌가 영준의 부모는 모든 걸 배려했다. 오히려 모든 걸 준비해주려는 영준의 엄마를 미소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리고 영준은 지나친 배려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거들었다. 가난했던 신데렐라가 왕비가 되는 과정이 수동적이었다면 이제는 그 과정 또한 신데렐라가 능동적으로 컨트롤하는 이상적인 모습인 것이다. 현실에서는 얼마나 가능할까. 잘해준다고 배려해줬더니 감사할 줄 모른다며 관계가 틀어지는 계기가 되진 않았을까. 사람이 가진 미묘한 심리를 배제해버린 탓에 이곳에선 상대방을 위한 배려가 넘치고 다 받아들여진다. 극중에서 김비서가 항상 당당할 수 있는건 주변의 지속적인 배려를 받았기에 가능했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치부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이상적인 배려로 인해 갈등이 없는 상황이 되자 내가 왜 이런 것만 찾아보고 있었는지를 알 것 같아 낯뜨거워졌다. 조그마한 갈등조차 힘에 겨워하고 힘들어 그런 것들이 배제되어 있는 뭔가를 찾고 있었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니까 이를 두고 진지해지면 그게 더 이상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나르시즘에 빠진 영준은 원래 진중하고 사려깊은 사람이라는게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 그건 사실상 공존할 수 없는 성격이지 않은가. 나르시즘에 빠져있다는 건 그만큼 주변보다 나만을 바라본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며, 그렇다면 주변을 바라볼 틈이 없는데, 어떻게 사려깊어지는 것이란 말인가.
#. 출연배우들이 각 캐릭터에 잘 어우러진 드라마
박서준은 웹소설, 웹툰에서 그려진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완벽에 가깝다는 평을 들었다. 나르시즘에 빠진 모습을 코믹하게 잘 표현했고, 잘생기고 깔끔한 이미지를 여지없이 잘 보여줬기 때문이다.
박민영은 기막힌 딕션으로 똑부러진 비서의 이미지를 잘 소화해 잘된 캐스팅으로 인정받았다.
강기영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나에게는 SBS 예능 미추리에서 보여준 개그 캐릭터가 더 먼저였다. 상황설정의 달인처럼 주어진 상황을 코믹하게 만드는 그의 모습을 보며, 드라마에서 비쳐지는 그는 연기자로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할 수 밖에 없구나 싶었다. 이 드라마에서도 코믹하지만, 절대 그 모습이 과도하거나 이상하지 않고, 상황 속 적절한 대사를 잘 녹이는 탁월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