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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월정사에서 : 쓰러진 나무가 주는 생각

캬옹몽몽이 2020. 5. 2. 13:16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에는 600년된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그 나무는 치워지지 않았고 안내문이 쓰여있었다. 오랜동안 살아있던 탓인지 쓰러진 나무에게도 배려가 있어 보기 좋았다. 그런데 그건 배려일까 이용일까. 쓰러진 나무를 치우는 비용보다 이를 이용하는게 더 나았을까 싶은 삐딱한 생각이 들었다.

2006년 태풍이 와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고 한다. 600년만에 처음 태풍은 아니었겠으나, 그 이상은 버텨내기에 어려웠을까. 딱 그만큼이 그의 수명이자 운명이었을까. 2006년 태풍은 그 버텨냈던 세월 중 제일 힘들었을까. 그 나무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나무는 그저 한 곳에서 커가기만 했지만 역사의 세월 속에서 무엇을 봤을까.

쓰러진 나무를 보다 생각이 너무 많아졌다.

마스크를 쓴 풍경을 제외하면 이제는 모두 일상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강원도를 향하는 차도는 꽉 막혀있었고, 월정사를 들어가는 길목에는 사람들이 넘쳤고, 유명한 맛집이 아니어도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었다. 제주도에는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입도했다고 하던데, 이쯤되면 코로나 걱정은 저멀리 가버린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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