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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모가디슈 : 화제작을 넷플릭스에서!

캬옹몽몽이 2021. 12. 21. 22:47

모가디슈 스토리

모가디슈는 소말리아의 수도를 말한다. 1987년 UN 가입승인을 위해 소말리아로 외교관들을 파견한다. 어느 날, 반군의 무력시위로 인해 소말리아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반군은 외교공관들도 약탈하기에 이르렀고, 북한 외교공관은 침탈로 인해 갈 곳이 없었다. 한국 공관은 기지를 발휘해 정부군 측 경찰들에게 보호를 받을 수 있었고 북한 측의 도움 요청에 갈등하다 이를 받아들여 공관으로 맞이한다. 이후 이탈리아 대사관 측의 도움으로 구조기 탑승의 기회를 얻어 한국과 북한 외교관들은 함께 차를 몰아 위험한 교전상황을 뚫고 탈출하게 된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올 여름 극장개봉해 3백만 관객이라는 기록을 남긴 모가디슈를 극장에서 보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었는데, 이제 넷플릭스에 공개되어 손쉽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인상적인 장면들

놀랍게도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영화로서 일부 각색 되었지만, 한국과 북한 공관원들이 함께 모여 탈출한 내용은 사실이었다. 강신성 당시 소말리아 대사는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소회를 밝혔다. 김윤석이 연기한 한신성 대사는 이 실존인물을 그려낸 것이었다. 

폭동을 일으킨 시민들이 한국 외교공관까지 와서 침입 직전까지의 상황이 벌어지자 급박하게 스피커를 꺼내 카세트 테잎에 녹음되어 있던 대외방송을 틀어 내보냈다. 마침 정부군이 나타나 폭동으로 흥분한 이들을 진압하기 시작했다. 

영화는 "우리는 여러분의 친구가 되려고 왔습니다. 소말리아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대한민국은 여러분의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언제나 소말리아의 곁에 우리 대한민국이 있음을 기억해주십시오." 라는 말과 정부군이 진압을 위해 곤봉을 휘두르고 총을 휘갈기는 장면을 겹쳐놓으면서 묘한 비틀림을 선사한다.  

한 대사의 고민과 그에 대한 결정은 영화적이지 않아 좋았고 인간적이라서 좋았다. 위기 상황이라 생각할 시간이 많지 않은데다 결정의 단호함도 보여지지 않았다. 다만, 그 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사람으로서, 같은 동포로서, 같은 말을 사용하는 이로서, 같이 살아야 할 것 아니냐는 의지 말고 더 큰 대의가 있을리 없지 않은가.   

마지막 탈출을 위한 필사적인 차량 추격신은 지금껏 본 한국영화 중 최고라고 느껴질만큼 긴장감과 속도감이 뛰어났다. 정부군, 반군에 맞서 총으로 대응하지 않고, 차량에 책, 널판지 등 총알이 비집고 들어오지 않도록 최대한의 방어태세를 취한다. 빗발치는 총알세례 안에서도 나름 최소한의 공격을 통해 최고의 수비를 펼친다.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이기도 한 이 추격신은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고 한국영화로서 굉장히 많이 회자될 장면들이라고 여겨진다.   

태준기(구교환 분)는 탈출 마지막까지 운전하여 탑승자들을 모두 이탈리아 대사관 앞까지 데려올 수 있었지만 정부군의 총에 결국 사망한다. 이 부분도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탈출 전까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서로를 비난하고 깔봤던 강대진(조인성 분)과 같이 탈출에 성공했다면 그들은 헤어지기 전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하는 생각이 많았다. 

극적인 탈출 후 이탈리아 대사관을 통해 케냐로 향하는 구조기에 탑승하자 모두 안도했다. 그리고 서로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며 애틋한 감정이 피어오른다. 하지만, 분단국가로서, 비행기에서 내리면 서로 아는 척을 할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는 안기부 사람들이 나와있고, 북한에서는 기관에서 사람들이 나와있다. 비행기에서 내려 서로 떨어져 걷는다.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지만, 서로가 애써 쳐다보지 않으려 노력한다. 아직 나누지 못한 가슴 속의 말들이 남아있지만, 그걸 애써 묻어두고 서로의 버스에 몸을 싣는다. 이 영화는 이를 신파적인 요소로 활용하여 억지눈물을 유발하는 장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대단한 점을 지니고 있다. 그 감정의 소용돌이와 알 수 없는 충동 등을 오로지 배우들의 얼굴표정으로만 연출한다. 그건 김윤석, 허준호가 연기하기에 가능한 지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류승완 감독은 이제 완성되었는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류승완 감독은 이제 완성된 감독이 아닐까. 그는 국내 자본력으로 짜낼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영화의 기획, 시나리오, 덱스터를 포함한,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준 VFX로 인해 한층 높여진 액션신 등 무엇하나 빠지는 게 없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되었다. 이제 그는 헐리우드로 가 더 큰 자본을 만나 더 큰 상상을 펼치기에 충분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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