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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건 알아야지

OTT의 컨텐츠 확보 전쟁, 그리고 그 틈새시장

캬옹몽몽이 2022. 4. 20. 15:15

얼마전까지 넷플릭스에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보곤했다. 90년대 로맨틱 코미디는 편하고 가볍게 볼 수 있어 가끔 아무생각 없이 뭔가를 보고 싶을 때 그만이다.

그런데, 가끔 보던 영화가 검색해도 안나온다. 무슨 일이지?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에서 볼 수 있는 영화, 드라마 등의 컨텐츠는 계약기간이 영원하지 않다. 내부적인 정보라 알 수 없지만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계약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해서 나온 내용이 아니다. 느낌에 그럴 것 같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계속 찾는 스테디셀러 영화, 드라마는 계약기간이 종료될 즈음 다시 협상을 통해 좋은 금액과 조건을 제시하는 OTT와 재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2022년 3월까지만 해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었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지금은 볼 수 없다. 대신 애플tv에서 제공하고 있다. 애플tv가 가입자수 확보를 위해 컨텐츠를 모으고 있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OTT는 오리지널 신작 컨텐츠를 만들어 관심을 확보하는 전략 외에도, 기존 컨텐츠 중 사람들이 자주 찾는 영화, 드라마를 독점으로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신작으로 나오는 것들만 다 봐도 평생 다 못 볼 지경이지만, 항상 신작만 찾지는 않는다. 10대 ~ 30대는 새로운 것을 찾지만, 40대 이상은 익숙한 것을 찾는다. 40대가 되어보니 알게된 사실인데, 새로운 걸 찾는데 지쳐버렸고, 익숙한 것의 향수가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OTT는 40대 이상의 고객을 가입시키고, 유지하기 위해 그런 컨텐츠를 갖춰놓아야만 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만 있던 시절에는 내가 찾는 영화가 넷플릭스에 있냐 없냐만 알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검색의 니즈가 변했다. 내가 찾는 영화가 어느 OTT에 있는지를 찾고 싶다. 

구글에서 검색하면 구글플레이, 유튜브, 애플TV에서 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네이버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외에는 어디서 보는 것이 가능한지 알 수 없다.

어디서 볼 수 있을지 알고 싶다면?

이런 검색의 니즈를 노려 만들어진 서비스가 있다. 글로벌로는 Just Watch, 국내에는 키노라이츠가 있다. 이 서비스로 인해 플랫폼 내에서 어떤 컨텐츠를 볼까하는 검색의 방향을 내가 보고 싶은 컨텐츠가 어떤 플랫폼에 있는지로 변환시켰다. 이 서비스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해 한정된 검색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것은 분명하다.

Just Watch PC버전에서는 컨텐츠에 마우스를 가져가보면 어떤 플랫폼에서 볼 수 있을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App 버전에서는 해당 컨텐츠를 터치해 들어가 봐야만 알 수 있다. 

키노라이츠도 Just Watch와 마찬가지로 국내에 서비스되고 있는 OTT의 컨텐츠 목록을 보여주며,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차별화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는 것은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이다. 넷플릭스 플랫폼 내에서도 모아져 있지 않은 서비스로, 넷플릭스 이용자라면 자주 이용해 볼 만하다. 넷플릭스에 들어가면, "아~ 뭘 보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렇게 종료 예정작을 알게 되면, 나중에 볼까 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지금 보지 않으면 못보겠구나 하는 다급함이 생기니 선택장애가 있는 이에게는 선택의 폭을 줄일 수 있는 색다른 방법을 제시해준다.

국내 토종 OTT인 왓챠는 최초 왓챠미디어로 시작했는데, 왓챠미디어에서도 어느 OTT에 컨텐츠가 있는지 보여준다. 다만, 왓챠와 넷플릭스 한정이다. 대신 어느 플랫폼에 있는지 포스터에 바로 표시해줘서 쉽게 알 수 있다.

90년대 초반으로 기억되는데, 어떤 영화였는지 다큐 프로그램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TV로 내가 보고싶은 프로그램을 내가 원하는 시간에 보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직 케이블TV도 일반화되지 않은 시대였다. 그 당시에도 보고 싶은게 있다면 비디오가게에서 빌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범위가 영화 카테고리로 한정적이었고, 집에서 나와 빌리러가는 수고스러움이 필요했다. 넷플릭스는 이런 수고스러움을 더 편하게 제공하고자 DVD를 우편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로 시작되었다. 

아이폰이 나오면서 세상은 급격히 모바일화되기 시작했고, 기술의 발전은 비디오테잎, DVD 등이 필요없이 스트리밍으로 대체될 수 있었다. 기존에 없던 서비스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더 편한, 더 확장된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다. 

급격한 OTT들의 등장으로 독점적으로만 보였던 넷플릭스는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증가만 하던 가입자수가 정점이었는지 감소하기 시작했고, 이 여파로 주가는 30% 이상 감소했다. 

플랫폼보다 컨텐츠가 더 중요한 시대로 변모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제 또다른 변화는 어떻게 일어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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