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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영화관 본문
영화관에 안간지 아마도 2년이 넘었을 것이다. 기록해놓지 않아 기억나지는 않지만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로는 영화관을 찾지 않았다.
코로나도 한풀 꺾이는 추세가 되자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개봉을 하니 자연스레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오랜만에 간 영화관은 왠지 생경했다. 원래 영화관의 풍경은 매표소에 3명 이상의 직원이 서서 영화티켓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상대하고, 팝콘 등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곳에 4명 정도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제 매표소는 거대한 키오스크 4대로 바뀌었고, 팝콘 등을 주문하는 곳도 키오스크가 대신 마련되어 있었다. 직원은 음식 등을 준비하는 곳에만 2명 정도가 있었다. 키오스크에 잠식되어가는 일자리 몇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키오스크를 봐왔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새롭게 생기는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숍에서 그 생경한 기계를 봤지만 영화관에서 보니 뭔가 더 생경했다. 그전에도 영화관에 키오스크가 없던 건 아니었다. 일종의 듀얼시스템으로, 사람에게 갈지, 기계에게 갈지 구매자에게 선택권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선택권마저 사라졌다.
사용법은 간단하고 쉽다. 현재의 50대까지는 그나마 쉽지 않을까. 다만, 언젠가 키오스크 등의 사용법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사회적 약자가 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제는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것조차 도움을 받아야 하는 세대가 생겼다. 예전에도 새상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그러한 약자들이 생겼겠지만 앞으로 그 격차가 더 커질 것 같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도 점점 사라지는 풍경이 씁쓸하다. 직원이 응대하는 서비스는 매뉴얼화가 되어 지금까지는 그 매뉴얼대로 사람이 했다면 이제는 그걸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돈을 지불하고 영화표를 지급하는, 서로 필요한 것만 거래되는 매개체만 남았다.
이 기계로 인해 손님은 왕 이라는 기괴한 모토는 이제 사라져 버릴 것이다. 고객 접점에 있던 직원이 기계로 대체되면서 공급자와 소비자의 무게추는 공급자 쪽으로 확 기울어져 버렸다. 공급자는 많은 장점을 얻었다.
기계 한대의 가격은 직원 여러명의 월급보다 비싸지만 장기적으로는 감가상각비와 유지보수비가 인건비보다 저렴하다. 또한, 진상고객들로부터 시달리지 않을 수 있다. 사람을 상대로 말고 안되는 난리를 치던 진상들은 기계를 향해 욕지거리를 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이고, 기계를 망가뜨려 화풀이해봤자 명백한 기물파손죄로 잡혀갈 뿐일 테니까. 진상이 되어버린 그 괴물들은 이제 어디로 향할지 궁금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목적이 희석되거나 만족을 얻지 못하는 건 아니니 손해보는 건 아니다. 그렇게 인건비를 아꼈다면 티켓 가격이 내려가야겠지만 그간 코로나의 피해로 인해 이를 만회하고자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평일 아이맥스 관람가격은 무려 18,000원이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공포 영화처럼 만들어져 그런걸까. 영화관의 현재 분위기에 나는 공포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