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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건 알아야지

[궁금한건 알아야지] 유튜버들의 OTT 컨텐츠 요약영상이 미치는 영향

캬옹몽몽이 2022. 2. 10. 19:44

지금 우리 학교는 / 넷플릭스 오리지널

유튜브를 보면 OTT 컨텐츠를 소개하는 영상들이 무수히 쏟아져나오고 있다. 기존에는 영화소개, 영화리뷰 유튜버들이 많았는데,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작이 급격히 감소하자 OTT에 올라와 있는 영화, 드라마를 편집하여 소개하는 방식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OTT 컨텐츠를 소개하는 영상은 OTT 입장에서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OTT 구독자들은 올라와 있는 수많은 컨텐츠(영화, 드라마 등) 중 무엇이 재밌는지, 흥미를 끄는지 알 수 없다. OTT가 너무 방대한 양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매일 보는 유튜브를 통해 흥미로운 컨텐츠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OTT를 통해 제대로 보겠다는 동기유발을 통해 별도의 홍보예산을 사용하지 않아도 홍보가 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 소개영상이 스토리의 처음과 끝을 모두 편집해 결말까지 알 수 있게 된다면? 오히려 OTT에 들어올 확률이 감소하게 될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컨텐츠는 이런 점에 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대중들 사이에서 재밌다고 회자되어 유명해진 컨텐츠는 초반 조회수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아울러 대중들은 이런 컨텐츠를 2가지 이유에서 보려고 한다. 첫째로, 볼만한 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재밌는게 나왔으니까 즐겨보자 라는 측면이 있을 수 있고, 둘째로는 이걸 본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대화의 소재로 활용되어 보지 않으면 대화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를 가진 사람들에게 유튜버들의 요약영상은 단비같은 것이다. 사람들과 대화를 해야하니 보기는 봐야겠고, 그렇다고 볼 시간적 여유는 없는 상황일 때 드라마 12편을 한시간 내로 요약해 결말까지 알려준다면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하지 않겠는가. 물론 12시간에 달하는 드라마가 1시간 내로 요약된다면 디테일한 구성을 알 수 없겠지만, 스토리라인의 기본적인 플롯은 이해하고도 남을 것이다. 하물며 재미가 없거나 지루한 장면들은 모두 편집되고 재밌는 부분만 함축적으로 보여주니 더 재밌다고 느껴질 것이다. 컨텐츠를 소비할 충분한 시간이 있는 이들에게는 "처음부터 제대로 봐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심어줄 수 있겠지만, 그러기엔 세상에 나와있는 소비할 거리들이 너무 많다. 

더구나 트렌드를 쫓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환호를 불러일으킬만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OTT 접속률을 감소시키고, 더 나아가 OTT 유료가입자 수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례로, 현재 가장 인기있는 넷플릭스 Original '지금 우리 학교는'의 경우 총 12화로 구성된 드라마이며, 러닝타임 12시간을 넘지만, 유튜브에는 53분으로 요약한 영상이 이미 461만회를 기록했다고 한다. 아직 요약 영상을 시청해보지 않았지만, 결말까지 모두 보여주고 있다면 굳이 넷플릭스에 들어가 볼 이유가 없겠다. 드라마의 처음에서 얼마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지가 흥행의 관건이라면, 이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결말이 궁금해서다. 그 결말을 1시간 내에 볼 수 있다면 제작비와 제작한 이들의 노고와 관계없이 사람들은 유튜브를 먼저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OTT들은 기존의 홍보효과를 누리기 위해 유튜버들의 이런 활동들을 무자비한 법적 조치를 통해 제한할 수는 없겠지만, 그 요약영상의 내용이 마지막 결말까지 담고 있거나, 이 영상으로 인해 OTT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는 요소들이 포함되지 않도록 기존 유튜버들과 협의체계를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실제 일부 유튜버들은 드라마의 경우 총 12화라면 1~3부까지만 요약해서 보여준다거나, 영화의 경우 결말은 보여주지 않는 '출발 비디오 여행' 식의 요약물을 올리고 있다.

OTT들의 Original Content 제작비는 독보적인 가입자 수 확보를 위한 투자 목적으로 날로 늘어가고 있다. OTT들의 급성장으로 기존 방송사들은 쇠락의 기로를 걷고 있지만, 컨텐츠 제작자들 입장에서는 안정적 예산확보를 통해 더 좋은 제작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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